[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착한기업의 표상으로 여겨지는 유한양행이 창립 100주년을 2년 앞두고 글로벌 50대 제약사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부흥기를 이끈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조 대표는 2021년 취임 첫해 국산 신약 31호 렉라자의 국내 품목허가를 기점으로 글로벌 병용 임상 3상 성공 기대감에 힘입어 최대 실적 달성이 점쳐지고, 올해는 매출 2조 달성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제2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요.
조 대표의 임기 만료와 맞물려 있는 올해는 국산 신약 렉라자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과 제2, 3의 렉라자 개발을 위해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동안 유한양행의 역대 대표이사들이 3년의 임기를 수행한 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임에 성공해 총 6년간 회사를 이끌었다는 관례에 비춰보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조 대표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유한양행은 2026년까지 2개 이상의 신약 개발을 주요 경영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차기 국산 바이오 신약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으로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와 HER2 발현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YH32367를 꼽았는데요. 현재 YH35324는 국내 임상 1상이 진행 중이고, YH32367는 국내와 호주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반기 'YH35324' 다국가 임상확대
올해 하반기에는 YH35324 임상 2상 시험계획승인신청(IND)과 한국, 유럽 국가를 포함한 다국가 임상시험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YH35324는 글로벌 연간 매출이 4조원에 달하는 면역글로불린(IgE) 항체의약품인 졸레어보다 우수한 IgE 억제 효과를 전임상에서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신약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데요.
YH35324는 다음 달 미국 알레르기 학회에서 졸레어를 대조군으로 한 다회 투여 1b상 결과 발표와 오는 3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환자 대상 임상 1b상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상 결과에 따라 알레르기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달라지는 만큼 관심이 집중되고 있죠.
유한양행은 아울러 화학합성의약품 핵심 원료(API) 위탁개발생산(CDMO) 확장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한화학과 유한양행 연구소·해외사업부가 협력하에 추진 중인 화학합성의약품의 핵심 원료 위탁개발생산(CDMO)은 유한양행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히죠.
유한양행의 원료의약품 자회사인 유한화학은 지난해 상반기에 수주가 몰린 탓에 생산 일정 변동에 따른 일시적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올해 주목할 점은 유한화학의 CDMO 시설이 기존 70만리터에서 84만리터로 증설한 효과가 해외사업 부문 매출 성장에 기여할지 여부입니다.
유한화학이 생산하는 에이즈 치료제와 B형 간염 치료제 등의 원료의약품은 글로벌 제약사로 공급되죠. 따라서 유한화학의 매출은 유한양행의 해외사업 부문 매출로 잡힙니다. 지난해 3분기 유한화학의 매출액은 1452억4600만원으로 유한양행의 전체 매출에서 10.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렉라자 글로벌 시장 진출 승패…FDA·EMA 승인에 달려
유한양행의 올해 주요 이벤트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 임상 마리포사(MARIPOSA) 전체 생존기간(OS) 결과 및 미국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 품목허가 승인입니다.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당시 폐암치료제 후보물질이었던 레이저티닙을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에 12억5500만 달러(한화 약 1조6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 했습니다. 렉라자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얀센은 자사의 폐암 신약인 리브리반트와 렉라자를 병용 투여한 마리포사와 글로벌 표준치료제인 타그리소의 효과를 비교하는 임상을 진행했죠.
또한 지난해 말에는 FDA와 EMA에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을 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해 달라는 품목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올해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받는다면 렉라자는 글로벌 신약으로 입지와 함께 향후 연간 매출액 1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셈인데요.
다만 마리포사 임상 3상 결과에 대한 시선은 엇갈리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 임상은 기존 표준 치료제 대비 무진행 생존 기간을 늘리고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낮췄지만, 항암제 효능 평가의 주요 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이 23.7개월로 나와 시장에서 기대했던 최대 30개월까지 보다는 짧았습니다.
이는 현재 표준요법인 타그리소 단독요법이 16.6개월인 것과 비교하면 7개월이 더 길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항암화학 병용요법의 mPFS 값(25.5개월~29.4개월)보다는 낮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죠. 일각에서는 단순히 무진행생존기간(PFS) 비교만으로 임상 3상의 결과를 판단할 수 없고, 전체 생존(OS) 결과가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2020년부터 매년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 자회사인 유한건강생활의 실적 개선도 과제로 꼽힙니다. 유한건강생은 창립 이후 줄곧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요. 유한건강생활은 올해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익구조 개선이 시급합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