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의 갑진년 화두는 '위기극복'으로 압축됐습니다. 고금리와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지방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한데다 자금조달 시장까지 경색되면서 건설사 줄도산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어섭니다.
특히 지난해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잇단 사고로 건설사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한 가운데 기존 주택 사업만으로 생존이 어려운 만큼 '현장'과 '해외시장', '내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시동을 건 모습입니다.
주요 건설사 수장들이 시무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각사)
대형건설사의 새해 경영전략은 글로벌 시장 다각화입니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부가가치 해외사업에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50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아미랄(Amiral)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4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수익성 개선에 효과를 봤던 만큼 올해도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윤 사장은 특히 “대형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 등 핵심사업과 수소·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등 미래 기술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건설시장의 글로벌 흐름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해야 한다”며 “시장 경쟁우위를 결정짓는 핵심기술과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글로벌 전문 인재 육성의 중요성과 핵심 역량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라고 주문했습니다.
대우건설 또한 해외 진출을 최우선으로 내세웠습니다. 정원주 회장은 “단순 시공만으로는 이윤확보와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해외시장에서도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며 “해외에 답이 있고 해외에서 희로애락을 같이 하고 싶다”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북미지역,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아프리카지역, 싱가포르·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지역을 세 곳의 축으로 삼아 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재무건전성 문제도 화두 올라…지속성 마련 강조
현장 안전과 신뢰회복 등 내실다지기도 중요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부실시공과 각종 하자 논란으로 건설 현장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 데 따른 대응입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현장에 문제와 답이 있다”라며 현장 중심으로 조직구조를 재편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올해 경영 방침으로 △기반사업 내실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 명확화 △조직역량 강화를 제시했습니다. 엄격한 품질 관리와 수행 역량을 강화해 내실을 다지고,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신뢰회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입니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역시 “안전에 대한 기준과 원칙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박 대표는 또 “올해는 경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한 내실경영과 함께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을 통한 새로운 미래사업을 육성해야 한다”라고 역설했습니다.
이밖에 재무건전성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시평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윤진오 동부건설 대표이사는 “건설업계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 한해 내실경영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둘 계획”이라고 전했으며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재무건전성을 선제적 확보해 불확실한 경영 여건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