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이른바 '어른이 보험'과 단기납 종신보험 등을 판매하는 보험사에 절판마케팅을 금지하라는 방침을 전달했습니다. 당국이 이들 보험 상품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이후 영업 현장에서는 절판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금감원이 이번처럼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어린이보험과 운전자보험, 단기납 종신보험을 판매하는 회사를 대상으로 절판마케팅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집조직은 물론이고 상품개발부서와 마케팅, 영업·기획 등 전 부서에 상품이 개정된다는 이유로 절판마케팅에 활용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금감원이 전달한 공문에는 △관련 보험상품 판매 현황 △보험상품 목적 △관련 보험상품 불완전판매·해지율 현황 △상품구조 개정 계획 △준법감시 및 모니터링 방안 등을 요청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앞서 금감원은 보험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의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어린이 보험의 가입 연령을 15세로 제한하고, 운전자보험의 보험기간을 최대 20년까지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보험사들은 기존 상품을 8월 말까지만 판매하고, 이후엔 금감원 지침대로 상품 구조를 변경해야 하는데요. 문제는 보험 현장에서 금감원의 판매 제한 조치를 절판마케팅에 악용하고 있는 겁니다 .
다만 절판마케팅 자체를 법적으로 불법 행위라고는 볼 수 없는데요. 상품 구성과 마케팅 전략은 보험사 재량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그간 금감원이 절판마케팅에 개입할 때에도 '권고' 수준의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금감원이 절판마케팅 금지 방침을 전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근 운전자보험에 자금부담금이 신설된다는 루머가 확산되면서 절판마케팅이 횡행했는데요. 당시에도 금감원은 마케팅 현황을 모니터링했을 뿐 직접적으로 금지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금감원이 원수보험사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절판마케팅이 도가 지나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기존 보험 상품의 가입 기한이 한달여가 남은 상황에서 일부 보험판매인들은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 절판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선 상황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관련 부서에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여러가지 감독 방안을 총동원해 절판마케팅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필요에 따라서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조치도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험사들도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경고 메시지가 이례적으로 강한 만큼 원수보험사가 직간접적으로나마 절판마케팅을 유도하기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만기 보너스를 지급하는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과 가입연령을 35세까지 늘린 어린이보험 등 보험상품에 판매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사진은 시중은행 창구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