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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납 종신·어른이보험 절판마케팅
금감원, 보험상품 구조개선 조치
입력 : 2023-07-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운전자보험과 어린이보험, 단기납 종신보험의 상품 개선을 발표하면서 보험현장에서는 절판 마케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당국은 보험사 건전성 악화와 소비자 피해를 우려해 일부 상품의 판매를 중지시켰는데요. 보험사는 오히려 이를 마케팅에 악용하고 있는 겁니다. 
 
"이달 내 가입하세요" 절판마케팅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판매 중단이 이뤄진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과 어린이보험에 대해 절판마케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최근 '불합리한 보험상품 구조 개선' 사항을 발표했는데요. 보험기간이 최대 100세로 운영됐던 운전자보험 보험기간은 최대 20년으로 제한되고, 가입연령이 35세까지 확대됐던 어린이보험은 15세로 제한됩니다. 또 납입만 완료하면 유지보너스를 지급하는 10년 미만의 단기납 종신보험은 유지보너스 지급이 제한됩니다.
 
보험 현장에서는 금감원 지침이 절판마케팅으로 활용되는 모습입니다. 포털 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금감원의 방침을 소개하며 8월 이전 상품에 가입하라고 권유하는 홍보 게시글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일부 보험설계사는 "막바지 단기납 종신보험을 생각해보라", "어른이보험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으니 어서 가입해 성인질환을 저렴하게 보장하라"는 방식으로 판매를 유도했습니다.
 
또한 보험설계사 커뮤니티에서는 각 보험사별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금 자료를 구하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판매 종료 전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홍보 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입니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감원에서 상품에 대한 제제를 실시하면 절판마케팅이 뒤따라나오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보험사의 건전성 측면에서 절판마케팅은 지양해야 하는 방법"이라며 "지난해 보험업계 유동성 위기는 10여년 전 저축성 상품 절판마케팅에서 비롯된 부메랑이었다"고 경고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품 규제에 앞서 보험사에게 충분히 내부통제를 요청한 상태"라며 "향후 상황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절판마케팅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올 들어 보장성보험 판매 과열
 
금감원이 어린이보험, 단기납 종신보험 등에 대한 개선 방침을 내놓은 것은 보험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앞서 생명보험사들은 납입기간 10년 미만인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 만기 시 추가 환급급을 제공해 최종적으로 만기환급금이 100%가 넘는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습니다. 올 들어 도입한 새 회계기준(IFRS17)에서는 종신보험을 많이 팔아야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보험 역시 같은 이유로 판매를 늘리고자 보험사들은 가입연령이 35세까지 늘리고 뇌졸중과 급성심근경색 등 성인 질환 담보를 넣었습니다. 소비자들에게는 기존 성인 대상 상품 대비 보험료가 저렴하다며 판매했습니다. 어린이 대상 보험의 취지와 맞지 않아 소비자 혼동을 일으켜 불완전판매가 일어날 수 있어 금감원이 철퇴를 내린 것입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단기납 종신보험 절판마케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진 = 네이버 카페)
 
현재 40세 남성 기준 5년납 종신보험의 만기환급금은 106.4%까지 올라있는데요. 판매를 늘리기 위해 생보사들이 높은 판매 수수료를 지급하며 과열 경쟁을 벌인 점도 도마 위에 올랐었습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과 역마진으로 인한 건전성 우려가 제기된 배경입니다.
 
금감원이 일부 상품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원금을 보장하기 위해 납입기간 종료 시까지 해지를 유보하다, 납입기간 종료 직후 해지가 급증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갑작스레 해지가 늘어나면 보험사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세법 개정 저축성보험의 비과세혜택이 줄어들면서, 절판마케팅이 발생한 바 있는데요. 이들 상품의 만기가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거 해지가 늘어나며 보험사들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또한 저축성상품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기준금리나 운용자산수익률보다도 높은 금리로 저축성상품을 판매하며 역마진 우려가 나왔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성인 대상 어린이 보험 역시 절판마케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진 = 네이버 카페)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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