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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의 밴드유랑)다니엘 시저, '초록과 노랑 섞인 블루지 음악'
두 번째 한국 공연 앞둔 세계적 R&B 싱어송라이터
입력 : 2023-07-13 오후 5:47:08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블루지한 그의 음악처럼 벽면 통유리창에 비가 사선으로 수채화를 그어댔습니다. 당신의 음악은 색깔로 따지면 무슨 색인가요, 하고 본보 기자가 물었습니다.  
 
"확실히 제 음악은 파란색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아주 미약하게나마 초록색이나 노란색이 살짝 섞여 있는. '희망이 조금 섞여있는 멜랑콜리' 음악이기 때문이죠. 그건 삶을 상징하죠."
 
13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라이즈 호텔에서 만난 다니엘 시저(29)가 답했습니다. 드레드 올백머리 스타일과 '머신(Machine)'이란 글자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 글자와는 다르게 음악 장르 소울처럼 휴머니즘이 느껴지는 대답들.
 
시저는 현재 세계 음악계에서 뜨겁게 주목받는 R&B 싱어송라이터.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1995년생, 2017년 첫 정규 음반 'Freudian'을 시작으로 성공 보폭을 넓혀오고 있습니다. 2019년 그래미어워즈에서 '베스트 알앤비 퍼포먼스' 상(곡 'Best Part(feat. H.E.R)')을 수상했고, 2021년 저스틴 비버 'Peaches'(빌보드 '핫100' 1위곡) 피처링에 참여하며 세계적인 음악가로 발돋움했습니다.
 
세계 음악계에서 뜨겁게 주목받는 R&B 싱어송라이터 다니엘 시저(29).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Peaches'에서는 백그라운드 보컬이나 하모니에 여러 겹의 제 목소리를 쌓았습니다. 거리에서 사람들이 저를 더 알아보기 시작했고, 라디오에서 그렇게 제 목소리를 많이 들은 건 처음입니다."
 
주로 사랑에 관한 주제를 다루던 초기작으로부터 최근에는 주제를 죽음, 시간, 신, 부모와의 관계 등의 삶의 이야기들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앨범 표지를 파랗게 칠한 최근작 'NEVER ENOUGH(정규 3집·4월7일 발매)'에서는 작사, 작곡, 연주 전 과정에 참여하며 자기 주도성도 높였습니다. 
 
"운전석에 앉아 주도적으로 컨트롤을 하며 운전하듯이요. 기타, 베이스, 신디 모든 악기에 직접 참여하면서 '프린스(1980년대를 대표하는 레전드 팝 가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몇시간이 걸리든 제가 원하는 소리를 실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자신감을 얻기도 했고요. 자신감은 삶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것 같아요."
 
세계 음악계에서 뜨겁게 주목받는 R&B 싱어송라이터 다니엘 시저(29).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NEVER ENOUGH' 수록곡 중 'Vince Van Gogh'는 사이키델릭한 요소가 돋보입니다. 시저는 "반고흐의 삶과 달리 제 작품에 대한 인정을 받게 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한 노래"라며 "만드는 과정에서도 내 스스로 굉장히 자유롭다고 느꼈다"고 돌아봤습니다. 이 곡을 비롯해 시저는 이번 앨범에서 R&B의 관례로 여겨지는 고정관념들을 여럿 깹니다. 'Shot My Baby'는 거의 갱스터 힙합 같은 가사가 돋보입니다. 질투심으로 사람을 죽일 듯한 화가 주제. "R&B의 보편성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꼭 부드럽고 스윗한 것만이 R&B가 아님을. 새로움을 위해 음악을 하는 편입니다." 시저는 이번 앨범을 "끝 없는 저항심"이자 "순환 과정처럼 느껴지는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2018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던 시저는 15일 '해브 어 나이스 트립' 무대에 섭니다. “당시 백스테이지에서 대기하다 일부러 펜을 떨어뜨려 봤는데 그 소리가 정말 크게 들릴 정도로 팬들이 내 무대를 기다리며 집중해주던 기억이 난다. 공연 끝나고 팬들과 함께 소주를 너무 많이 마셔 집 가는 길을 헤매던 기억도 있다”며 웃었습니다. 딘과 블랙핑크 제니 등과도 교류한다는 그는 K팝에 대해 “잘 알고 있진 못하지만 다른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비틀스 같은 유일무이 현상”이라고 봤습니다.
 
특이하게도 취미가 체스라고 합니다. 투어 내내 체스판을 들고 다니거나 모바일 체스게임도 화장실에서 즐길 정도라고. “64개 네모칸에서는 승자와 패자, 무승부가 정확히 나뉘거든요. 사람들의 주관에 의해 판매가 결정되는 음악과는 분명 달라요. 거기서 확실함이 있는 예술을 봅니다.”
 
세계 음악계에서 뜨겁게 주목받는 R&B 싱어송라이터 다니엘 시저(29). 사진=유니버설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권익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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