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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블루스가 걸어온 길, '오렌지 빛 석양'
입력 : 2023-06-27 오후 5:16:06
신촌블루스. 사진=스윗뮤직
신촌블루스는 1980년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토종 블루스를 정립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밴드입니다.
1986년 신촌 라이브클럽 레드 제플린에서 엄인호, 이정선(기타), 한영애, 정서용(보컬) 등이 모여 결성했습니다. 이후 굴지의 음악 터전이던 동아기획 소속으로 김현식, 봄여름가을겨울, 정경화, 이은미, 강허달림 등 주옥 같은 음악가들의 산파 역할을 했습니다. 명실상부 살아있는 역사로 우리 대중음악사와 국내 블루스 역사에 긴 발자취를 새겨온 팀입니다.
현재는 엄인호를 주축으로 강성희, 제니스, 김상우 같은 젊은 피를 수혈해 새로운 편성을 갖춘 상태. 지난해부터 ‘리턴 오브 레전드’라는 이름의 소극장 공연을 전석 매진으로 진행했고, 실황 음반도 내며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 본보 기자와 만난 기타리스트 엄인호는 "음악은 음악으로, 살아있는 공연으로 말을 해야 한다"며 " 단지 '김현식-한영애 없는 신촌블루스'가 아니라, '세대 교체를 이룬 신촌블루스', 토종 한국의 블루스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싶다"고 한 바 있습니다.
엄인호는 20대 때 카페와 바에서 DJ를 하고 독학으로 배운 기타 연주를 하며 전국을 떠돌다 신촌에 정착한 풍운아입니다. 이광조, 이정선과 1979년 트리오 앨범 ‘풍선’으로 데뷔했고, 전인권(들국화), 이주호(해바라기), 전유성, 한영애, 김현식(1958∼1990) 등과 어울렸습니다. 이후 블루스가 좋다며 신촌 바닥을 누비다 결성한 팀이 바로 신촌블루스.
가난한 대학 자취생들이나 연극쟁이, 음악인, 개그맨 같은 문화인들이 연대 앞부터 쫙 깔린 값싼 술집들에 죽치고 있었다고 합니다. 대낮부터 튀김에 막걸리나 마시며 있다 보면 누군가가 계산하고, 그런 낭만이 결국은 그 시절 신촌블루스라는 거.
‘아쉬움’, ‘건널 수 없는 강’, '그대 없는 거리' 같은 명곡들이 다음달 3일 서울 노들섬 라이브에서 오렌지빛 석양처럼 깔릴 예정입니다. 한국 블루스 뮤지션들이 함께 서는 무대 '서울국제블루스페스티벌' 마지막날 무대.
한국어 가사를 입혀 토종 블루스를 만든 반세기 역사를 실제 살아있는 음악으로 느껴보길 바라요.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권익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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