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내달부터 미스터리 쇼핑에 나서기로 하자 금융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암행검사제도'라 불리는 미스터리쇼핑은 불완전판매 실태를 파악하고자 진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정된 행사인데다 위법 사항이 적발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7월부터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실태와 금융소비자보호법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미스터리 쇼핑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미스터리 쇼핑이란 금융당국이나 당국의 위임을 받은 전문업체 조사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금융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 과정에서 금융상품 판매인이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을 준수하고 있는지, 금융상품 권유 시 설명해야 하는 사항들을 제대로 안내하는 지 등을 평가합니다. 평가 결과에 따라 우수·양호·보통·미흡·저조 등 5가지로 등급이 매겨집니다.
미스터리 쇼핑 대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가입자 유치 경쟁이 활발한 종신보험도 포함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해 종신보험 등 생명보험 상품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이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손해보험 상품을 조사 대상으로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미스터리 쇼핑 이후 사후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종신보험 판매를 대상으로 실시한 미스터리쇼핑 결과 '우수' 또는 '양호' 등급을 받은 생명보험사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대다수 회사들이 최하점인 '저조' 등급을 받았습니다.
이후에도 불완전판매 관행이 계속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생보사들이 새 회계기준(IFRS17) 하에서 수익성을 높이기에 유리한 종신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는데요. 종신보험을 저축성 상품처럼 소개하며 판매하는 등 불완전판매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미스터리 쇼핑에서 지적받은 금융사는 자체 개선계획을 수립하고, 금융당국이 이를 점검하는데요. 평가 결과가 저조한 곳에 대해선 대표이사 면담도 진행하지만 금적적 또는 판매상의 불이익은 전무합니다. 미스터리 쇼핑 결과도 익명이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도 참고하기 어렵습니다.
미스터리 쇼핑이 일회적으로 진행되는 점도 금융권의 긴장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금융당국의 감시 기능을 높이려는 것이라면 일시적으로 실시할 것이 아니라, 불완전판매가 심각한 금융상품을 대상으로는 상시적으로 진행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미스터리 쇼핑의 목적은 금융소비자 보호인만큼 평가 결과 사후 조치가 금융소비자들이 금융상품 또는 회사를 선택할 때 참고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지만 지금의 조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문제가 있는 금융사에 대한 제한적 조치도 충분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해 미스터리 쇼핑의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스터리 쇼핑 이후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고스란히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며 "권고 수준의 조치가 아닌 확실한 개선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이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효과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