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정부가 영화계에 대한 전방위 사정(査定)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방만 경영을 지적하며 전면적 체계 개편과 구조조정 단행을 15일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밝혔습니다. 또한 이에 앞서 국내 멀티 플렉스 3사와 국내 영화 투자 배급사 3곳에 대한 압수 수색도 진행 중입니다. 이들 6개 회사가 함께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해 영화진흥위원회 업무를 방해했단 혐의입니다.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통해 일원화 시켜 집계 중이며, 통합전산망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 중입니다. 또한 통합전산망 집계 데이터는 각각의 영화 사업자가 직접 데이터를 전송하게 돼 있습니다.
15일 관객 수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따르면 혐의가 의심되는 영화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한산: 용의 출현’, 쇼박스의 ‘비상선언’, 키다리스튜디오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 ‘뜨거운 피’ 그리고 엣나인필름이 배급한 다큐멘터리 ‘그대가 조국’ 등 제목이 거론된 영화는 총 5편입니다. 하지만 이 5편 외에 혐의를 두고 수사 중인 영화가 최대 80편 이상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앞서 제목이 공개된 5편의 경우 ‘코로나19 펜데믹’ 시기 개봉한 영화들입니다.
일단 엣나인필름 측은 ‘그대가 조국’ 관객 수 조작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정상진 엣나인필름 대표는 SNS를 통해 “‘그대가 조국’은 2022년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상영에서 처음 공개됐고 상영관 확보를 위해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후원하신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좌석 후원을 해주셨고, 이 분들 후원금은 상영관 확보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후원인을 위한 시사 상영의 경우, 사석(앞줄 및 좌우 사이드 좌석 중 관람 환경이 좋지 않은 좌석)은 배급사에서 지급했다”며 “이벤트와 관객과의 대화 등이 계획된 상영 시간의 경우 최소 개런티를 통해 상영시간표를 확보한 사례도 있고, 행사 진행 시 추가시간 대관료는 영화관에 티켓 발권을 통해 지불됐다”고 밝혔습니다. 종합해 보면 당시 상영관 내 좌석에 대한 발권 대금이 모두 지불이 됐단 설명입니다. 공교롭게도 ‘그대가 조국’이 이번 수사 선상에 올려진 작품이라 공개 되기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논의가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흘러나오며 기사화 된 시점과 겹치고 있습니다.
‘그대가 조국’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 임명 과정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담은 다룬 다큐멘터리로, 작년 5월 개봉해 33만 관객을 동원하며 최고 흥행 독립영화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습니다.
경찰의 영화계 관객 수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가 확대 분위기로 흘러가는 가운데 영화진흥위원회의 부실 방만 경영에 따른 문체부의 구조조정 카드까지. 이번 사태가 정부의 영화계를 넘어 문화계 전반에 걸친 이른바 ‘길들이기 작업’이 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입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