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한화그룹이 방산 분야에서 독점 지위를 누리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으로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 될 수 있단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됩니다. 특히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앞서 특수선 분야 공정경쟁 방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노조 측 "특수선 경쟁 입찰 불리해져… 너무 답답, 공정거래 보장해달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김병조 정책기획실장은 13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데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한화라는 특정한 방산 기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게 되면 잠수함 등 특수함을 만드는 4개 회사(HD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HJ중공업, SK오션플랜트)는 특수선 경쟁 입찰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화,대우조선해양(사진=연합뉴스)
김 실장은 "예전에는 한화그룹이 방산물품을 만들면 어느 회사든지 받아 쓸 수 있었지만,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이전에 해왔던 공급에서 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방산 부품을 대우조선해양에 팔거나 부품 관련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할 가능성, 계열사들이 자신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기술 정보도 차별적으로 제공할 가능성 등을 제기했습니다. 또 "한화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특정한 첨단 무기 체계 그리고 각종 항법장치들을 개발을 해왔는데, 이렇게 결합되면 방산 분야에서도 독과점을 형성할 우려가 크다"고 했습니다.
노조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기존 HD현대중공업 특수선 분야 일감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드러냈습니다. 한화그룹 관련 특수선 경쟁입찰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우월적 지위를 가지게 되면 나머지 업체는 자연적으로 특수선 일감이 줄어 고용 불안을 겪을 수 있다는 게 노조 측 판단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 "공정위 차원의 보완장치 마련해야…독과점 위험성 있어"
이에 따라 공정한 기업 거래가 가능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강조했는데요. 김 실장은 "저희로선 너무 답답한 상황이다.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특수선 분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도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한화가 우리가 우려하는 여러 부분에 대해 명확히 어떻게 하겠다는 약속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공정거래를 하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 기업심사과정에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있어서 정치권과 정부, 공정거래위원회가 면밀히 살펴봐달라"며 "이러한 우려에 대해 안전장치 옵션을 넣어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노조 측은 오는 17일 공정거래위에서 안전장치 마련을 포함한 조건부 승인을 촉구하는 시위를 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 역시 공정위 심사 단계에서 독과점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보고,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국내 다른 중소 업체들이라든가 기업에 피해가 안 가도록 공정거래위 차원의 규제나 보완 조치는 있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습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도 "공정위에서 심사를 하겠지만, 독과점 위험은 분명히 있다"면서 "사실상 기업결합이 승인 나버리면 정부에서 할 수 있는건 모니터링 밖에 없게 된다. 그렇기에 심사단계에서 정밀하고 신중하게 심사하는 것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