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음악 중독자들에게 이보다 더 정확한 처방전이 있을까 싶습니다. 비주류인 록 음악 가운데 더 비주류인 B급 음반들을 묶어낸 책. ‘실패했다’, ‘맛이 갔다’는 평가를 들은 음반들이 어떻게 시간이 흐르며 재평가를 받고 밴드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됐는지를 설명합니다. 첫 장 도어스의 ‘스트레인지 데이스’, 비틀스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를 지나 메탈리카 ‘St. 앵거’에 이르기까지. 진한 에스프레소처럼 농축한 음악 액기스를 마시고 싶다면 이 책입니다.
AB Rock
사은국 지음|도서출판11 펴냄
밴드 언니네 이발관 출신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동 중인 이석원이 낸 8년 만의 산문집. 어느 날 위층집에 이사온 새 이웃의 층간소음을 주제로 문과 벽, 이웃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나갑니다.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 더 섬세한 시각으로 펼쳐나가는 문제 의식은 보편적인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게 하는 ‘창’의 기능을 합니다. 스스로 격려해야 하는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이의 세밀한 시선을 통해 작고 소중한 행복의 아름다움을 그려냅니다.
순간을 믿어요
이석원 지음|을유문화사 펴냄
시인들의 개성이 잘 묻어나는 시집들을 엮어온 ‘현대문학 핀 시리즈’가 44번째 시집으로 정현우의시 세계를 조명합니다. 상실로 인한 빈자리를 “지친 몸과 더듬거리는 마음으로 누벼가며” 쓴 시들 41편을 엮었습니다. 시적 화자는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해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며 파편처럼 부서진 삶을 살아가는 자. 떠난 사람을 애도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혹독한 ‘겨울 숲’과 같은 것. 그러나 “모든 슬픔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을 인정하며 다시 삶을 회복합니다.
소멸하는 밤
정현우 지음|현대문학 펴냄
“나는 김수련이다. 1991년 출생이며 빼어날 ‘수’에 단련할 ‘연’ 자를 쓴다.” 서울의 한 대형 병원 중환자실에서 7년간 간호사 생활을 한 저자가 “간호사로서 살아간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어쩌다 제목에 ‘밑바닥’을 달았을까. “바닥은 더럽고 깊고 어둡잖아요. 그 바닥에서 울리는 목소리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폭력 행위와 같은 ‘태움 문화’가 낱낱이 공개됩니다. ‘인간이기를 포기할 수 없었던 한 존재가 견뎌낸 시간의 기록’(김승섭 서울대 교수)입니다.
밑바닥에서
김수련 지음|글항아리 펴냄
사랑하는 아내를 그린 피에르 보나르를 보면 연인에 대한 감정이 몽글몽글 피어나고, 비 오는 거리 풍경을 담아낸 프레드릭 차일드 해섬을 보며 우수에 젖습니다. 인생 화가 59명의 200점 그림과 삶을 되짚으며 저자는 치유의 예술을 전합니다. 하루 한 장씩 이 그림을 넘겨보는 것은 피카소의 말처럼 “일상생활의 먼지를 털어주는” 일. “그림을 본다는 행위는 결국 사람을 만나고 나의 내면으로 걸어가는 것” 일 수 있음을 저자는 얘기합니다.
하루 한 장, 인생 그림
이소영 지음|RHK 펴냄
"세상에는 별로 필요하지 않은 '확인'도 있죠. 저는 그 별로 필요 없는 확인을 하느라 꽤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에서 사랑받는 일본의 여성 만화가 겸 에세이스트 마스다 미리가 확인의 개념을 재정의합니다. 그냥 흘러버려도 될 사소한 것들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는 말. 일상 속 스며들어 있는 소소한 취향들은 그냥 눈에 담는 풍경처럼 바라보면 된다는 것. 빠르게만 지나가는 현대 사회에서 '쉼' 같은 책입니다. 뮤지션 겸 작가 요자가 추천사를 썼습니다. "확인이라는 단어를 새롭게 다시 배운 것 같다. 자신의 평범하고 사소한 삶에 얼른 사용하고 싶어진다."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
마스다 미리 지음|권남희 옮김|소미미디어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