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현행 규정인 세대 수 증가 15% 이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세대 수를 늘리는 것보다 행정 절차 개선이 시급합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대한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의 답변입니다. 해당 특별법에는 노후계획도시 내 아파트 리모델링 시 세대 수 증가 범위를 현행 15% 이내에서 더 늘리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무한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만난 이 위원장은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특성에 맞는 제도 정립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아파트 리모델링이 가능해진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6곳이 준공됐다"며 "1년에 1곳도 준공되지 않을 정도로 현실화된 사례가 드물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 안전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등이 있지만 제도적 문제를 최우선으로 꼽았습니다.
앞서 2014년 수직증축과 가구 수 증가 허용으로 리모델링 사업성이 개선됐고 추진 단지가 늘었는데요. 당시 리모델링을 시작한 단지가 8년여 만인 지난해 착공에 들어갔을 정도입니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인허가 절차 때문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면서 "수직증축 안전성 검증과 불필요한 행정 절차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세대 수 증가 이후 리모델링 사업이 신축 아파트와 같은 절차를 밟으면서 안전성 검토까지 받으려니 너무 복잡해진 측면이 있다"며 "교육환경평가, 경관심의, 도시계획 등의 과정에서 신축 아파트 시각으로 보는 것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를 위해 30개 법령을 고쳐야 한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입니다. 이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리모델링 특별법이 발의된 적 있긴 합니다. 이학영 의원이 2021년 대표 발의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과 김병욱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관한 특별법안'입니다.
주택법에 포함된 아파트 리모델링 규정을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정비하고, 리모델링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입니다. 현재는 두 법안 모두 해당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100년 가는 건축물 뼈대…고쳐 써야"
이 위원장은 건축사인 동시에 다수 아파트 리모델링에 참여한 무한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입니다. 그는 지난 1984년부터 현재까지 39년간 건축업계에 몸담으며,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 역사를 함께한 인물이죠. 현재까지 굵직한 리모델링 사업을 맡으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가 참여한 리모델링 현장은 이미 준공된 서울 용산구 이촌동 두산위브 트레지움(옛 수정아파트), 강남구 청담동 청담 아이파크(옛 청구아파트)를 비롯해 공사 중인 이촌동 현대아파트,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의 한솔마을 5단지, 느티마을 3·4단지 등 다양합니다.
이 위원장은 리모델링을 100년을 쓸 수 있는 철근 콘크리트 건축물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신축 건축물이 20~30년 뒤 리모델링을 거친 후 재건축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철근과 콘크리트 구조체는 100년 동안 사용 가능한데, 30년 뒤 전면 철거하는 것은 자원 낭비가 아니냐"고 꼬집었습니다.
상업 건축물이나 소형 건축물의 리모델링은 자연스러운 절차인 반면 아파트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대표적으로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와 서울프라자호텔,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등 일반 건축물은 필요하면 고쳐서 쓴다"면서 "아파트는 유난히 재산이라는 인식이 강해 재건축과 경쟁관계로 비춰진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어 "리모델링은 조기 재건축 폐단을 없애고자 등장한 것"이라며 "리모델링이 보편화되는 시점에 재건축 규제 완화로 혼란스러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리모델링과 재건축은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재차 강조했는데요. 이 위원장은 "건축물 전체 수명을 봤을 때 바로 재건축으로 넘어가는 것은 맞지 않다"며 "건축물의 활용과 우리나라 아파트 특수성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는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