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건설사가 시공한 해외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놓고 '해외 수주 500억불 프로젝트'를 가동, 인프라 건설과 원전, 방산 분야를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의 새해 신년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대내외 복합적 위기 상황을 수출로 돌파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입니다. 국토교통부 또한 해외건설 4대 강국 달성을 위해 작년 말 민관 합동 '해외건설 수주지원단'을 출범하고 올해 상반기 중 핵심프로젝트를 선정한 이후 하반기 단계별 수주계획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가 2027년까지 해외건설 수주 연 500억달러를 달성하고 글로벌 건설시장 점유율 4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원팀 코리아를 구성, 사업발굴부터 정보제공, 민원해소, 외교·금융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정부의 노력에도 업계의 체감은 더딘 모습입니다. 현지 사업 수행 여건 등을 감안해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완화와 비과세 한도 상향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성이 제기됐음에도 실효성 있는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까닭입니다.
앞서 건설업계는 작년 8월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와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완화하거나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전문 인력 양성과 해외진출 장려를 위한 인센티브 부여 필요성 등을 토로했습니다. 해외파견을 꺼리는 직원이 늘고, 해외 수주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해외진출 기업들은 국내법뿐만 아니라 현지법을 준수하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해외건설 특수성을 고려해 달라는 취지입니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해외건설업의 특별연장근로 기간을 90일에서 180일까지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개정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업무처리 지침'을 10월말부터 시행했으나 주52시간 적용 예외업종에 포함하지는 않았습니다.
해외건설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도 시급한 사안입니다. 환경이 취약한 개발도상국이 대부분이 만큼 해외 파견을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해외건설 근로자 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 상향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비과세 한도는 지난 2008년 월 100만원에서 2012년 300만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답보 상태입니다.
이밖에 미청구 공사 등 해외수주 관련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실제 한화 건설부문의 경우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와 약 10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공사대금 미지급 등으로 계약을 해지했다가 다시 재개하기도 했습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단순히 급여를 더 준다고 해서 선호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동의 경우 유가에 따른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고 공사 진행 과정에서도 소통이나 미청구 공사에 대한 우려도 있다”라며 “수주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진출과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부연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