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친윤(친윤석열)계 대표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오는 9일 캠프 사무실을 오픈하고, 수도권 당심잡기에 나선 안철수 의원은 같은 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최대 변수로 꼽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 선언한 김기현 의원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기현 의원은 9일 당권주자 중 가장 먼저 캠프 개소식을 연다. 장소는 여의도 대산빌딩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총리 등이 거쳐간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장제원 의원과 함께 이른바 '김장연대'를 구성한 만큼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권성동 의원은 불참 의사를 전했다. 권 의원은 지난 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며 '대통령 최측근'으로서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번 주 공식 캠프 출정식을 열 것으로 보인다. 8일 김영우 전 국회의원을 선대위원장, 김도식 전 서울시 부시장을 총괄본부장으로 한 선거캠프 인선을 발표했다. 사무실은 여의도 극동 VIP빌딩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캠프로 활용한 장소다. 9일에는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김 의원과 윤상현 의원에 이어 세 번째다.
안 의원은 '수도권 표심'을 강조하며 김 의원을 향해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안 의원은 지난 7일 KBS라디오에서 '김장연대'를 "텃밭연대"라고 평가하며 "김장 김치는 3월이면 쉰다"고 깎아내렸다. 이어 "윤심(윤 대통령 의중) 팔이가 아니라 윤 대통령에게 힘을 보태는 후보가 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 유력 후보인 안철수(왼쪽)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심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나경원 부위원장은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6일 K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에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서 관전만 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그래서 마음을 조금 굳혀가고 있는 중"이라며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나 부위원장이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출산 시 대출금 탕감' 정책을 언급하자 이튿날 대통령실이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다"며 공개 반박하면서 윤심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내에서 나 부위원장을 향한 공격도 쏟아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두 자리를 놓고 또 과거처럼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도 손절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 자리에만 충실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당 상임고문인 이재오 전 의원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리는 공직에 걸쳐놓고 노는 건 맨날 당 행사하는 데 가서 마이크나 잡고 그러면 임명권자를 욕보이는 것"이라며 대통령실 반박과 관련 "'당신은 안 된다' 딱 그 메시지"라고 말했다.
'비윤(비윤석열)계' 대표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오는 10일 1박 2일로 대구를 방문할 계획이다. 지난 5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출사표를 던진 윤상현 의원은 이달 중순 극동 VIP 빌딩에서 캠프 개소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중순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조경태 의원은 주말에도 당원과의 만남을 이어갔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