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정부가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전반적인 규제를 풀고 있지만, 당장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대출자들의 소득은 그대로인데 금리 급등으로 이자 상환 부담은 커진 데다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을 제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남겨둔 탓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서울울 용산 및 강남 3구를 제외하고 규제지역을 전면 해제하고, 주택담보대출(LTV) 상한을 30%로 낮추는 등 부동산 금융규제는 완화하고 나섰지만 대출 증가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집값 하락에도 대출 금리가 급증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 증가했고, 강화된 DSR 규제 역시 그대로 있어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를 이용해 주택을 구매하려는 움직임과 그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DSR은 상환해야 할 대출 원리금이 소득 대비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로 금융기관은 이를 통해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가늠하고 대출을 실행한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제2금융권 50%)를 넘지 않도록 DSR 규제를 적용했는데, 같은 해 7월에는 3단계로 DSR 규제를 강화해 1억원 초과 개인 대출자에게로 확대했다.
결국 강화된 DSR 규제 유지가 다른 대출 규제 완화의 효과를 제약하고 있는 셈이다. 예컨대 연 소득 5000만원인 무주택자가 9억원 아파트를 구입 시 LTV 규제가 70%까지 늘어나면 6억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DSR 규제한도 40%에 걸려 실제 대출한도는 3억5500만원에 불과하다. 서울 대다수 지역 등에 LTV 규제가 완화돼도 실제 대출 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이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신규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2021년 8월 2.88%에서 지난해 11월 4.74%로 1년여 만에 2%p 가까이 올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35~8.12%로 상단이 8%를 넘기며 대출이자 폭탄이 현실화 됐다.
게다가 오는 13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라 대출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DSR를 제외한 다른 대출 규제는 풀어주는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고소득자에만 DSR 대출 규제가 유효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소득자가 아닌 이상 DSR 규제로 사실상 받을 수 있는 대출금액이 규제 전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부동산 정상화가 실현되려면 DSR 규제를 완화해 무주택자 같은 실수요자 대출 여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