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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실손보험 누수, 과잉진료부터 막아야
입력 : 2022-12-22 오전 6:00:00
실손의료보험료가 또 오른다.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높아, 실손보험이 만년 적자 상태를 보이고 있어서다. 올해는 최소 9% 가량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손보험료는 소비자 물가에 직격탄을 준다. 가입자만 3900만명으로 전 국민의 80%에 육박한다. 제2의 건강의료보험이라고 불리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실손보험료가 오른다는 건, 국민 10명 중 8명의 지출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아우성이다. 혜택도 보지 못한 채, 보험료만 내고 있기 때문이다. 혜택도 보지 못한 채, 보험료만 내고 있기 때문이다. 50대의 보험 분야 연구자는 보험금이 13만원이 됐다고도 한다. 5만원이었던 보험료가 10만원으로, 두배나 오른 가입자도 있다. 실익은 없는데 보험료는 오르고, 살기는 팍팍한데 오른 보험료는 부담이 되니 가입자들은 실손보험 해약을 고민하고 있다.
 
보험금 지급이 늘어날수록, 실손보험에서 보장하는 질병의 발병률이 올라간다는 것이니 보험료가 오르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문제는 실손보험이 도덕적해이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별로 아프지 않지만 보험금을 믿고 과도한 진료를 받는 소비자, 또는 같은 이유로 과잉진룔를 권하는 의사들이 선량한 가입자의 지갑을 털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특별한 외상이나 질환이 없었던 A씨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576회의 도수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아 보험금으로 1억4000만원을 청구했다.
 
이처럼 과잉진료와 보험사기가 만발하자 금융당국이 실손보험 사기 단속에 들어갔다.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 심사를 강화했다. 결국 백내장 수술 보험금 부지급 사태 등으로 번져, 마땅히 보험금을 받아야 하는 실손보험 가입자들까지 피해를 봤다. 보험료 할증에 이은 추가 피해다.
 
물론 소비자들의 의료쇼핑은 문제다. 하지만 이를 방관하거나 심지어 수익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의사는 더 큰 문제다. 의료쇼핑을 하려는 소비자가 있어도 의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과잉진료는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비급여의 급여화를 해결방안으로 꼽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 자체의 효용성과 가치와는 별개로, 급여 항목을 확대하는 것이 실손보험금 누수를 막진 못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정부가 2005년부터 020년까지 20조원 가량을 들여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추진했지만, 실손보험금 청구 비중이 놓은 의원급에서는 오히려 비급여 비중이 확대됐다. 위험손해액도 계속 증가해왔다.
 
비급여 진료비가 병원별로 천차만별인 점도 의료계의 자정 노력을 촉구하는 원인 중 하나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4일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했는데,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 렌즈의 경우 부산 A 의원에서 33만원이었던 반면 인천 B 의원에서는 900만원으로 차이만 800만원 가량이 났다. 도수치료도 10만원 선인 곳에서 50만원에 이르는 곳 등 차이가 심각했다.
 
과잉진료로 인한 실손보험금 누수 문제는 금융당국과 보험사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의료업계가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권이 할 수 있는 대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보험사와 소비자는 피해를 보고 의료계만 이익을 낸다는 지적도 반복되게 된다. 과잉진료와 과도한 의료비용 지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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