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부 우연수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가 기나긴 터널을 지나 국회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법안 심사는 4시간 만에 파했다. 하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 이후 4개월이 훌쩍 지나서야 조세소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소위 심사는 진통을 겪고 있다. 여야는 한치의 양보 없이 여전히 팽팽한 줄다리기를 달리고 있다.
단 4시간 만의 파행, 이는 성의의 문제다. 야당은 여당에게 금투세 2년 유예 조건으로 증권거래세 추가 인하 및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상향(10억원에서 100억원) 철회를 제시했고, 여당은 불수용했다. 야당은 현재 법안대로 2023년 금투세 즉시 도입을, 여당은 2년 유예하는 새 법안을 밀고 있다. 법안 심사 마감 시한은 이달 30일까지다.
세제안과 예산 등이 국회 문턱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금융투자소득세는 1000만 동학개미들의 주식 소득에 대한 과세 체계를 완전히 뒤흔드는 제도다. 지금까진 주식 한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지 않는 한 주식으로 번 돈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았지만, 금투세가 적용되면 연소득 5000만원에 대해 20% 이상 세금이 부과된다. 한해 동안의 플러스 마이너스 주식(또는 공모국내주식형 펀드) 손익을 통산해 5000만원이 넘는 사람들은 모두 과세 대상이 되는 것이다.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선 금투세 제도 불확실성이 끝내 연말까지 지속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만큼 준비가 오래 필요한 제도인데 도입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인 게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정치 싸움에 업계와 투자자들 등만 터지는 꼴이다.
우선 증권사는 세제 적용 실무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 전산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금투세가 도입되면 혼란이 불가피하다. 세제는 사례별로 매우 세세한 지침이 필요한 부분이라 정말 금투세를 도입한다 하면 지난 1년간 충분한 논의가 필요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협회를 통해 보낸 수백건의 질의문에 돌아온 답변은 0건이다.
증권사 지점 PB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고객들이 이런 경우, 저런 경우, 내 세금 규모가 얼마나 될지를 묻고 있지만 PB들은 사례별 고객 질문에 답변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내년에 금투세가 도입되면 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큰손 개인들은 금투세 도입 여부에 따라 투자 전략이 달라진다. PB들은 내년에 금투세가 도입된다면 그야말로 큰 혼란이 생길 거라며 걱정하고 있다.
여야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강대강 대치를 끝내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그만 두고, 남은 일주일 보다 성의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우연수 증권부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