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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신화'의 이면)현대카드 정태영, 서울PMC 지분 편법상속 의혹
액면가 주식매매 방식으로 지분 55% 넘겨받아
입력 : 2022-11-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가족회사인 서울PMC(옛 종로학원 입시연구사)의 부친 지분을 주식 액면가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넘겨받았고, 이를 통해 막대한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수관계인인 부자 지간에 지분을 주고받으면서 거래로 가장하거나, 비상장주식을 액면가로 매매하는 것은 모두 법에 위배된다. 주식을 사들이기 위한 대금도 부친이 대출을 주도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22일 <뉴스토마토>가 복수의 제보 등을 토대로 2개월에 걸쳐 취재한 결과를 종합하면 종로학원 설립자인 고 정경진씨는 2000년 무렵 자신의 서울PMC 지분을 장남인 정태영 부회장에게 55%, 막내딸인 은미씨에게 15.2% 넘겨줬다. 실제 지난 2000년 서울PMC 감사보고서를 보면, 당시 회사의 발행 주식은 총 5만주였으며 정태영 2만7505주(55.00%), 정은미 7575주(15.20%)를 보유한 것으로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은미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종로학원 상속 문제를 미리 정리하자는 아버지(고 정경진 회장) 뜻에 따라 2000년쯤 서울PMC 지분을 오빠(정태영 부회장)와 함께 넘겨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지분은 주식을 액면가로 거래하는 방식으로 넘겨받았고, 매수자금도 아버지가 각자의 명의로 은행 대출을 받아서 처리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증여세를 납부하였는지에 대해 "매매를 한 것으로, 별도의 증여세를 납부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당시 서울PMC의 주당 액면가는 1만원으로 자본금은 5억원, 자산은 275억원이었다. 2021년 서울PMC 자본금은 105억3926만원, 자산은 466억2783만5721원으로 급증했다. 은미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 부회장은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가업인 서울PMC를 상속받은 셈이 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35조를 보면, 특수관계자가 재산을 양수 또는 양도할 경우 그 대가와 시가와의 차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에 따른 이익액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증여를 받는 재산에 대해 세금을 납부할 때는 증여재산가액을 책정해야 하며, 이는 증여일 기준의 '시가'로 평가하는 게 원칙이다. 증여세 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다른데 △1억원 이하는 10% △1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20%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30%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는 40% △30억원 초과는 그 절반인 50%를 내야 한다. 
 
국세청 등 당국은 이 같은 증여세 회피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 중이다. 특히 비상장주식에 대한 정확한 가치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액면가 거래 혹은 저가 거래를 통한 증여세 탈루가 대표적인 조사와 처벌 대상이다. 
 
정 부회장은 이후에도 서울PMC에 대한 지분율을 계속해서 늘려 △2001년 79만4761주(55.00%) △2003년 80만6913주(55.90%) △2005년 80만6913주(56.63%) 등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 서울PMC는 수차례 감자와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2021년 기준 정 부회장의 지분율은 73.31%(77만2659주)다. 동생 은미씨는 18만7541주(17.80%)를 보유 중이다.
 
이와 함께 고 정경진 회장이 별세하기 2년여 전인 지난 2018년 수령한 것으로 알려진 최소 30억원대의 서울PMC 퇴직금의 행방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전 종로학원 관계자는 "당시 정 회장님은 건강문제로 퇴직금을 직접 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동생 은미씨는 "30억~40억원에 이르는 부친 퇴직금을 누군가 받았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며 "그 돈의 행방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종로학원이 주최한 대학입시 설명회. (사진=연합뉴스) 해당 사진은 본 기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본지가 입수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부친이 2020년 11월 별세한 뒤 2021년 5월 상속세액으로 13억여원을 신고했고 1억2000여만원을 세금으로 납부했다. 이 내역에서는 퇴직금 30억여원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함께 정경진씨 사망 직전 2년여간 고인 명의의 통장 출금내역과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보면 백화점 이용과 명품 쇼핑 등 직접 사용했다고 보기 어려운 10억원 이상의 지출 내역이 확인된다. 당시 정경진씨는 중증 질환을 앓고 있던 상태로, 정 부회장은 2018년 부친의 거처를 자신의 집 근처로 옮기고 부친 명의의 통장과 계좌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팀은 정 부회장에게 이와 관련한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정 부회장은 "반론이 없다"고만 전해왔다. 
 
특별취재팀 newsall@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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