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도심 모습. (사진=백아란기자)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레고랜드발(發) 자금시장 경색으로 건설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신용도 하방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까닭이다.
1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은 이르면 이달 말 기업어음(CP)신용등급에 대한 정기평가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통상 신평사들은 기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에 대해 6월 말까지, CP 신용등급은 12월 말까지 정기평가를 마치는데 신용등급 자체가 후행 지표라는 점에서 올해 하반기 재무실적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을 기반으로 한 현금흐름 등이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대형 건설사의 경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상대적으로 많은 만큼, 당장 유동성 위기는 겪지 않을 수 있지만 신용등급이 추가 하락할 경우 차입금과 회사채를 통한 외부자금 이자 비용이 상승하게 돼 자금조달에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특히 건설업 특성상 차입금이 많고 PF(Project Finance)와 같은 자금조달이 끊임없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신용도의 향방에 따라 건설사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요주의 건설사로 주목받는 곳은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한신공영과 같은 BBB등급 건설사다. 분양시장 호황은 건설사의 실적과 직결되는데 금리 상승으로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면서 부동산PF 부실 등 주택 익스포져(위험노출)에 대한 우려가 커져서다.
특히 롯데건설의 경우 지난 한 달 동안 차입과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정밀화학 등 계열사로부터 1조원을 수혈 받으며 유동성 우려를 받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0일 롯데케미칼의 제58-3회 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했으며 롯데지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내렸다.
롯데건설 지원 성격의 자금지출이 현금흐름 관리와 자체 재무부담 상승 가능성 측면에서 신용도 하향압력을 가중하는 요인이라는 판단이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 신용도를 검토할 계획이다.
시평 상위 10대 건설사 현금 및 현금성 자산(표=뉴스토마토)
배인해 책임연구원은 “롯데건설은 최근 증자와 대여 등 계열의 지원을 감안할 때 계열지원의지의 상향이 가능하다”면서도 “PF우발채무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조달금리 상승으로 채산성 저하가 예상되고, 업황이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어 자체신용도의 유지 여부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지난해 발생한 광주 학동 철거현장 붕괴사고와 연초 화정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행정처분 지연 등에 따른 사업·재무적 변동성이 내재한 까닭이다. 이에 따라 나이스신용평가는 HDC현대산업개발과 모회사인 HDC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단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등급전망은 ‘부정적(Negative)’으로 부여했다. 등급 전망은 신용등급 조정의 예비 단계로, 통상 아웃룩이 내려가면 신용등급이 강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이밖에 신용등급 BBB에 해당하는 건설사의 신용도도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회사채 시장투심이 냉각된 상태에서 PF지급보증 외 우발채무와 실질 재무부담 확대를 배제할 수 없어서다. 실제 한신평은 지난 6월 정기평가에서 한신공영의 제 46회 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BBB)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신평은 “강원도의 레고랜드 지급금 지급의무 불이행 사태 이후 PF 유동화시장의 경색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 차질이 건설사들의 유동성 리스크와 신용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BBB급 건설사와 PF우발채무 규모가 큰 A급 건설사를 중심으로 보유 자산, 계열 지원 등에 기반한 대체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서 보다 집중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