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계속되는 고물가, 고금리에 가계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소비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소비동향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세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반짝 효과 이후 주춤한 양상이다.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보험 지출 등 우선순위에서 밀린 가계 금융비용도 줄었다.
최근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가 발표한 3분기 카드 승인 실적을 보면 3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285조5000억원, 승인건수는 67억7000건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1%, 11.6% 증가했다.
그러나 여신업계는 '보복소비'와 물가상승의 영향을 받은 반짝 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3분기 카드 승인 실적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면서 이뤄진 '보복소비'의 결과이고, 동일한 소비 패턴으로 결제가 이뤄졌다고 해도 물가가 상승하면서 이용 금액이 늘어난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석 명절'이라는 특수도 작용한 결과여서 소비 심리 회복으로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10월에 있었던 추석 명절이 올해는 9월에 있어 3분기 실적에 추석 명절 관련 소비 내용이 반영됐다"며 "반대로 지난해에는 4분기 실적에 반영됐던 추석 관련 소비 내용이 올해는 빠지고 최근 국가적 애도 상황이 이어지며 소비가 더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4분기 실적과 소비심리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실제로 여신협회의 3분기 카드 승인 실적에서 전체 카드 평균 승인 금액(승인건수당)은 4만2169원으로, 전 분기 대비로는 0.6% 감소한 상황이었다. 호실적 요인이 컸던 3분기에 오히려 2분기보다 평균 승인 금액은 줄어든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 평균 승인 금액은 5만3804원으로, 전분기 대비 0.9% 줄어들었다.
가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보험사의 신계약 건수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 9월 생보사의 신계약 보험료와 신계약 건수는 각각 777억5800만원, 55만3273건으로 전달(849억9800만원, 61만5837건)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805억2800만원, 71만3251건)보다도 감소한 수치다.
보험연구원이 지난달 말 발표한 '코로나19 전후 소비 선호도 변화와 보험 지출'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에도 보험 소비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전체 소비가 증가한 자영업자 가구에서도 보험의 실질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들어 그 감소세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올 2분기 근로자 가구의 실질소득은 2019년 동기 대비 0.08% 감소해 거의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이들의 실질처분가능소득과 실질소비도 각각 0.27%, 0.61%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코로나19 전후에 사실상 동일한 소득 및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특히 근로자 가구의 세부 항목별 소비를 보면 자동차 구입 및 의료 관련 실질소비는 증가하고 연료비와 보험 등의 실질소비는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실질소득은 24.44%나 상승하며 큰 차이를 보인 자영업자 가구의 경우 근로자 가구에 비해 실질소비가 증가한 항목이 더 많았음에 도 불구하고 연료비, 운송기구 연료비, 가전 및 가정용 기기, 이미용서비스, 보험 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소비 감소세는 지속적인 현상이 되고 있어 더욱 우려가 깊다. 이태열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보험 소비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2020년 이후 근로자가구 및 자영업자 가구 모두 보험에 대한 실질소비가 줄어들고 있고 그 감소세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료 = 보험연구원)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