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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조였다, 풀었다…한은, 금리 기조도 오락가락?
채권시장 불안 계속…한은, 금리인상 빅스텝 철회 가능성
입력 : 2022-10-3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긴축 통화 정책에 앞장서던 한국은행이 자금시장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조정폭에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그동안 2연속 '빅스텝'(0.5%p 인상) 기조를 내비쳐왔지만, 레고랜드 사태발 자금경색 우려가 커지면서 한은이 종전과 같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달 24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11월에도 2연속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5~6%대 고물가와 한미 금리 역전폭 등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대응하려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최근 강원도 레고랜드발 사태로 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부랴부랴 50조원 이상의 '돈 풀기'에 나설 만큼 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한은 역시 자금시장 대혼란을 막기 위해 6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한시적으로 매입하고, 적격담보증권 대상에 은행채와 공공기관채를 포함하는 등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문제는 정부가 '50조원+α'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때문에 한은 입장에서는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폭을 놓고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한은이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서면 유동성 공급을 줄여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당초 통화정책 기조도 무색해진다.   
 
시장에서는 레고랜드발 시장 불안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한은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레고랜드 사태 후 신용시장 내 자금경색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11월에는 기준금리 0.25%p 인상으로 속도조절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기준금리와 A1등급 기업어음(CP) 3개월물 금리 간 격차가 코로나19 수준으로 벌어진 만큼 11월엔 0.25%p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11월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것"이라면서 "11월 금리 인상이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상폭은 다음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평가하는 가운데, 최근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이 부상하면서 한은의 베이비스텝 단행에 좀 더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실제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 행보를 이어갈 지가 관건인데, 최근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준 내 매파적 인사로 분류되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연설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때"라며 속도조절론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속도조절론이 부각되면서 한은도 0.25%p 인상 속도조절과 함께 연준의 인상경로, 국내 물가경로라는 기존의 조건부 포워드가이던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이 경우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를 기존 3.50~3.75% 수준에서 관리하면서 인하에 대한 기대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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