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빅테크발 실적 한파가 가시화되고 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9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경영 성적표를 내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월가 예상치는 소폭 상회했지만 보수적인 향후 전망을 제시했다.
25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알파벳은 3분기 매출이 690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 정보 분석 업체 레퍼니티브의 예상치 705억9000만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 기간 알파벳의 매출 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를 제외하고는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41%의 성장세를 보인 것과도 크게 차이가 난다. 같은 기간 알파벳의 주당 순익은 1.06달러로 역시나 월가 예상치 1.25달러를 하회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3분기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알파벳의 매출 둔화는 온라인 광고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과 직결된다. 이 기간 유튜브의 광고 매출은 70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72억1000만달러에서 2% 감소했다. 월가에서는 3% 증가한 74억2000만달러를 추정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알파벳 전체 광고 매출은 544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필립 쉰들러 구글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보험, 대출, 가상자산 등 특정 영역에서 검색 광고 지출의 하락이 목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구글클라우드 매출은 시장 예상치(66억9000만달러)를 상회하는 69억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억달러에서도 크게 증가했다. 다만 구글클라우드의 적자 규모는 6억99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6억4400만달러에서 확대됐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50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지만 순익은 175억7000만달러로 14% 감소했다. 주당 순익은 2.35달러로 확인됐다. 모두 월가 전망치(매출 496억1000만달러·주당 순익 2.30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성명을 통해 "전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디지털 기술도 최악의 역풍을 맞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 우리는 성장 영역에 투자를 하는 동시에 비용 구조를 엄격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MS도 매출 성장률이 지난해 3분기(22%) 이후 계속해 둔화되고 있다. 올 1분기 20% 아래로 떨어진 이후 현재는 10%대 초반까지 밀려났다. 애저 클라우드 매출이 35% 증가에 그치며 전분기의 40%와 시장 예상치 36.9%에 모두 못 미쳤다. 애저를 포함한 인텔리전트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매출은 203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MS는 향후 전망도 다소 어둡게 제시했다. 분기 매출이 523억5000만달러에서 533억5000만달러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예측이다.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는 560억5000만달러였다. MS는 영업이익률도 40% 정도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42%를 예상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연이어 공개하자 주식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이날 알파벳과 MS가 실적을 발표한 후 시간외거래에서 이들의 주가는 각각 7%씩 하락했다. 앞서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한 스냅과 26일 실적 공개를 앞둔 메타도 각각 4%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