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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빠져도 키움·신한운용 ETF 순자산 '견조'…몰빵 피하고 승기 잡았다
키움, 채권형 ETF 성장에 NH아문디 제쳐
입력 : 2022-10-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 원칙이 중위권 자산운용사들의 희비를 갈랐다.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 등 테마형·주식형에 소위 '몰빵'하지 않은 운용사들이 주식 급락장에서도 견조한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식형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운용사들은 주식형 ETF에서 빠진 순자산을 만회하지 못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2조26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2조245억원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키움과 비슷한 ETF 규모의 경쟁사 NH아문디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의 순자산은 같은 기간 각각 31%, 18% 빠졌다. NH아문디운용의 작년 말 ETF 순자산은 2조2943억원에 이르렀으나 올 들어 1조5788억원으로 감소했으며, 한화자산운용도 1조7000억원대에서 1조4000억원대로 감소했다.
 
키움이 올해 증시가 40% 가까이 빠지는 가운데도 순자산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채권형 ETF의 방어 덕이다. 주식형 ETF의 순자산이 약 2000억원이 빠지는 동안 비슷한 규모가 채권형에서 불었다. 키움의 작년 말 기준 채권형 ETF 순자산은 6675억원으로, 한화(757억원), NH(586억원)의 약 10배다. 같은 기간 NH 채권형 ETF 순자산은 1959억원에서 3분의1 토막 났으며 한화에서도 약 200억원이 유출됐다.
 
ETF 중위권 3형제를 추격하는 신한자산운용은 채권형 ETF 순자산이 늘며 올해 전체 ETF 몸집을 5948억원에서 7329억원으로 불릴 수 있었다. 주식형에서는 소폭 빠졌으나 역시 채권형이 2000억원 이상 늘었다.
 
주식뿐 아니라 채권형·통화형·혼합자산형 등을 다양하게 고루 갖춘 운용사가 하락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은 전체 ETF 수가 30개로 한화(55개), NH(34개)에 비해 적지만 주식형 20개, 채권형 6개, 통화형 4개로 고르게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코세프(KOSEF) 국고채 10년부터 국고채 3년, 단기자금, 물가채KIS, 통안채1년 등을 갖추고 있으며 미국달러 관련 ETF도 4개 보유해 운용사들 중 가장 많은 통화형 ETF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 역시 ETF 개수는 19개에 불과하지만 채권형이 4개며, 주식형 비중은 68%에 불과하다. NH의 주식형 ETF 비중은 34개 중 31개인 91%에 달하며, 한화는 55개 중 42개인 76% 수준이다. 
 
작년부터 중소형 ETF 운용사들의 경쟁은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사들이 갖지 않은 차별화된 테마형 ETF 출시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데, 기본적인 주식·채권 포트폴리오를 고루 갖춘 운용사가 투자자들에게 넓은 선택의 폭을 제시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지난주 방한한 크리스티안 마군(Christian Magoon) 앰플리파이(Amplify) CEO은 삼성자산운용이 주최한 ETF 시장 전망 관련 간담회에서 상품의 다양성을 갖춘 운용사들이 하락장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다양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에겐 하락장이 장기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마군 대표는 한국 ETF 시장에 대한 조언으로 "큰 조정을 겪는 시기엔 보다 방어적이고 우량적인 자산을 담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랫동안 주주 환원을 해온 우량 대형주, 그런 회사의 채권 등을 중심에 잡고 전기차 등 테마형 ETF나 지수 파생형은 '플러스 알파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주변부로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앰프리파이는 미국 업계 30위권의 독립 ETF 운용사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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