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국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의 상당수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급등으로 경기침체가 일어날 것이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연구원은 13일 보험회사 CEO를 대상으로 보험산업을 둘러싼 경제환경 진단과 영업전략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보험회사 CEO들은 대부분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금리 상승이 보험산업 성장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86.9%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급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거나 매우 높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라고 응답한 CEO는 71.1%, 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응답한 경우는 15.8%였다.
급격한 수요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위협이 단기적 현상이며 시중 금리 상승 움직임도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러한 경제환경 변화가 보험산업 성장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CEO 중 92.1%가 인플레이션 확대로 인해 성장성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81.6%가 수익성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 답했다.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 확대로 보험계약의 실질가치가 감소하면 보험 수요가 줄어들고 계약해지가 증가할 수 있으며, 필수 소비에 대한 가격부담이 확대되면서 미래 위험에 대한 소비여력이 악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해 저축보험의 상대적인 금리경쟁력은 약화될 수 있으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생명보험산업의 투자형상품인 변액보험 성장성이 크게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특히 생명보험산업에 영향이 클 수 있다"며 "시중금리의 급격한 변동은 장기채권 위주의 자산운용을 하는 보험회사의 특성상 즉각적으로 상품에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에 상품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 = 보험연구원)
보험사 CEO들은 도덕적 해이의 심각성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도덕적 해이의 심각성에 대해 매우 심각하거나 상당히 심각하다고 응답한 CEO의 비중은 65.7%로 집계됐다. 특히 손해보험사 CEO의 87.5%가 매우 심각하거나 상당히 심각하다고 응답하는 등 실손보험 및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산업에 있어서는 도덕적 해이의 심각성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
보험사기의 대응방안에 대한 선호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보험사기 처벌 강화(35.1%), 의료이용 적정성 심사 제도 개선(26.3%), 보험사기 관련 정보공유(19.3%), 사회적 인식제고(8.8%)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런오프, 계약 재매입 등 사업구조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시급히 필요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응답 73%로 가장 많았다. 연구원은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서는 사전적인 제도적 완비가 요구되기 때문일 것"이라 해석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주력상품 전략은 전년도 설문 대비 각각 연금보험과 변액보험, 배상책임보험에 대한 선호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 CEO 중 변액보험을 향후 2~3년간 주력 상품전략으로 꼽은 비중은 지난해 17%에서 올해 20.5%로 늘어났다. 연금보험이라고 답한 경우도 8.1%에서 13.8%로 증가했다. 손해보험사 CEO 중 배상책임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꼽은 비중은 9.4%에서 17.1%로 확대됐다.
순위 별로는 생명보험의 경우 △종신보험(33.3%) △건강보험(29.5%) △변액보험(20.5%) △연금보험(13.8%) △퇴직연금(2.9%) 순서였다. 손해보험은 △장기인보험(46.2%) △장기물보험(17.1%) △자동차보험(9.5%) △배상책임보험(9.5%) △기업종합보험(9.5%) 등이었다.
연구원은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고금리, 저성장 환경이라는 부정적인 여건에서 보험회사는 성장성 및 수익성 유지를 위한 상품 전략, 판매채널 전략, 보험금 누수 억제, 사업비 관리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