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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중재법TF 탐방)"처벌한다면서 기준 추상적…'예방 목적'도 의문"
"안전보건 관리기준, 사업 특성·규모별로 구체화해야"
입력 : 2022-09-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법무법인 율촌의 중대재해센터는 국내 로펌 최초로 TF를 구성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이후 50개 이상의 컴플라이언스(준법 경영) 자문을 수행하는 등 관련 업무수행 역량을 높여왔다. 율촌 중대재해센터의 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영만 변호사를 비롯해 김수현 변호사, 정대원 변호사를 만나 율촌만의 중대재해 사고 대응 과정에 관해 들어봤다.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행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대원 변호사=법을 보다 분명하게 개정해야 하는 차원에서 맞다고 본다. 법 제정 단계에서부터 중대재해 예방 효과를 위해 처벌 중심의 법을 만드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다. 제대로 이행 안 했을 때 처벌을 하는 부작위범인데 그 의무 내용이 불분명하고, 자율에 맡겨져 있는 의무라고 하지만 지키지 않을 경우 처벌을 하다 보니 법 시행 이후에도 혼란이 계속됐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분명해져야 하는 것이 맞다.
 
현재는 기업 나름대로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갖추고 관리를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처벌할 정도로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안 갖춘 것인지 또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모두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가 발생했으니 법 위반은 아닌 것인지 등에 대한 기준이 없다. 시행령 개정으로나마 예상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려고 하는 것 같다.
 
김수현 변호사=현재 법상 추상적인 규정이 많다. 의무를 이행해야 할 당사자가 뭘 해야 하고 어느 정도까지 하면 의무를 다하는 것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수범자가 확실히 이해하고 예측해 행동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성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차원에서 개정은 필요하다고 본다.
 
박영만 변호사=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잘 지키라는 데에 있다. 정부가 이런 취지로 법을 집행하고 운영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으니 지금 개정하려는 방향은 맞는 것 같다. 또 대표이사 개인을 처벌하는 것이 법의 목적이 아닐 바에야 당연히 개인 처벌이 아닌 예방에 목적을 두고 그러한 조치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법령을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구체적 개정 방안은.
 
=법 시행 초기 고용노동부는 자율적인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강조했다. 또 사업의 규모나 특성을 고려해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취지는 좋지만 기업이 자율적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해 구축한 이후 사고가 발생하면 충분하지 않았으니 처벌한다는 건 굉장히 모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부도 더 이상 자율적인 재량을 갖고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갖추라고 하기보다는 처벌받을 수 있는 기준을 명확히 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필요한, 충분한 등 추상적인 표현들을 삭제하고 사업의 특성과 규모에 맞춰서 어떤 수준으로 갖춰야 되는지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
 
중대재해법으로 달성하려는 건 결국 사고 예방이다. 실질적으로 법의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고 보는지.
 
=현장의 안전 관리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동의한다. 아무리 체계가 잘 돼 있어도 현장에서 작동을 안 하면 의미가 없다. 현장에서 잘 작동하려면 안전 관리자의 역할과 권한이 분명해져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장 소장에게 확실한 권한과 권위가 주어지고, 그가 주장하는 것이 확실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현장에서 이러한 체계와 제도가 잘 구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법 시행 이후 전년 동기 대비 사망자 수는 크게 줄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기업의 대응이나 태도 변화가 있는지.
 
=안전과 관련해 근로자뿐만 아니라 기업의 인식도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 같다. 현장의 근로자들은 작업중지권과 같은 권한, 즉 '나에게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 기업 또한 ’근로자에게 그런 권리가 있고 우리가 그걸 받아줘야 된다’는 점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안전 보건에 관한 의식이 굉장히 높아졌다. 다만 안전 보건 관리 체계는 한번 갖췄다고 해서 단번에 모든 안전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계속해서 위험 요인을 찾아내고 이를 개선해나가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반복적으로 나아가다보면 충분히 더 안전한 사업장이 되어 가지 않을까 싶다.
 
=처벌만으로 산재가 단기간에 극적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추세적으로 산재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긴 하다. 어쨌든 현장 대응하면서 또는 기업을 상대하면서 보면 확실히 기업이 예전보다 구체적으로 현장을 분석하고, 임시 땜질 방식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근로자가 위험하지 않게 하는 방향으로 설비를 개선하는 등 예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고 발생 시 율촌 중대재해센터의 대응 프로세스는.
 
=초기 현장 대응을 중요시한다. 사고가 나면 변호사들과 수사 진행 관련 전문가들, 안전 관련 전문가들이 팀을 구성해 무조건 현장에 먼저 가서 확인한다. 어떤 경우로 사고가 났고, 그동안 해당 현장의 위험성 평가가 어떻게 진행됐고, 안전보건 관련 업무를 어떻게 이행하고 있었는지를 즉각적으로 확인해 초기 단계에서 사고 원인을 빠르게 분석하고 파악한다. 이후엔 노동부의 행정조사와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수사가 진행될 때 어떻게 일관된 논리로 대응할지 준비한다.
 
단기간 내에 많은 양의 자료를 정리해서 제출해야 해서 제출할 자료에 어떤 내용이 있고, 어떤 특성과 문제점이 있는지 미리 다 확인한 후 노동청 행정조사와 수사에 필요한 대응을 준비한다.
 
=센터 내 고용노동부와 한국사업안전보건공단에서 오래 재직했던 분들이 있다. 그분들이 먼저 현장에서 사고 원인을 기술적으로 분석한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변호사들이 법적 쟁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러 로펌이 중대재해법 대응을 위해 팀을 꾸렸다. 율촌만의 차별화된 강점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실질적이고 유기적으로 협업을 제일 잘한다고 생각한다. 타 로펌은 중대재해대응팀이 형사팀 또는 노동팀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율촌은 사고 발생 시 업무 특성에 맞는 각 전문가들이 모든 업무 수행에 있어 항상 함께 일하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또 율촌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전부터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 해왔고, 컴플라이언스 자문 업무도 타 로펌들보다 빨리 시작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들에 대한 자문 업무를 진행했고, 사고 발생 시 대응 업무 등 체계를 잘 이해하게 된 부분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왼쪽부터) 율촌 중대재해센터의 박영만 변호사, 김수현 변호사, 정대원 변호사 (사진=율촌)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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