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김병욱 의원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청년·신혼부부 전세임대 사업 실입주율이 5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임대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전세임대’ 제도를 추진하고 있지만, 주거지원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전세임대주택 당첨자 및 실입주자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LH에서 선정한 청년 ·신혼부부 전세임대 당첨자 대비 평균 실입주율은 각각 55.5%, 53.5%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청년 전세임대는 2017년 50.03%, 2018년 60.13%, 2019년 53.62%, 2020년 64.60%, 2021년 51.48%의 실입주율을 보였다. 신혼부부 전세임대의 경우 2017년 56.67%, 2018년 59.28%, 2019년 68.70%, 2020년 42.04%, 2021년 54.28%를 기록했다.
전세임대 제도는 일정 조건을 갖춘 청년과 신혼부부가 집을 찾아오면 LH가 집주인과 전세 계약을 맺고 싸게 재임대해 주는 제도다. 입주대상자가 직접 주택을 물색하고, LH가 해당 주택을 검토해 전세금을 지원해 주는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전셋값이 많이 오르다 보니 맞는 가격대 매물을 구하기는 쉽지 않고 주택 물색 기간 6개월 내에 집을 구하지 못하면 대상자 선정이 무효가 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LH의 입주자 모집 공고문에 따르면 청년 전세임대의 경우 수도권 1인 거주 시 60㎡ 이하 주택에 최대 1억2000만원 한도로 전세보증금을 지원한다. 계약 과정이 일반 전세보다 까다롭고 복잡하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일반 계약보다 좋은 혜택이 없고 계약 관련 권리 분석 과정에서 정보 노출에 부담이 있다보니 임대인이 전세임대 제도를 기꺼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LH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 전세임대 당첨자는 2만9817명으로, 2017년(1만4078명)에 비해 5년간 두 배 이상 늘었다. 신혼부부 전세임대 역시 2017년 6267명에서 작년 1만8360명으로 당첨자가 3배 가까이 뛰었다. 사업 규모는 커졌지만, 실입주율은 5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셈이다.
한편 최근 5년간 청년 전세임대 입주 대상자 10만5031명 가운데 20대가 7만7567명(73.8%)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이상은 1만5238명(14.5%), 10대는 1만2226명(11.6%)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5년간 신혼부부 전세임대 당첨자 중 10대는 346명 포함됐다.
김병욱 의원은 “직접 발품을 구해 찾아야 하는 주택 물색 과정이 ‘하늘의 별 따기’”라며 “적절한 전세임대 주택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주택 물색 과정을 입주자에만 맡겨놓는 것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전세임대 제도의 현실적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선 시장가격에 맞게 전세임대 전세지원금을 현실화하고, 심사 절차의 효율성 제고, 세제 혜택 확대 등 임대인을 유인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