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5월 2일 경기 안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열린 1기 신도시 노후아파트 현안 점검에 참석해 아파트 리모델링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가 흔들리면서 일대 집값이 내리막길을 걷는 모양새다. 정부가 8.16 주택공급대책에서 1기 신도시 정비사업 관련 계획을 오는 2024년에 마련하겠다고 밝힌 이후 실망 매물이 쌓이면서 집값 추락을 견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첫주 아파트가격 변동률에 따르면 성남 분당, 고양 일산, 군포 산본, 부천 중동, 안양 평촌 등 1기 신도시가 속한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일산이 있는 경기 고양은 -0.13%를 기록해 전주(-0.11%) 대비 하락폭을 키웠다. 8.16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 8월 15일 -0.06%에서 하락폭이 대폭 늘어난 상태를 이어갔다.
평촌이 속한 안양 동안구도 지난달 15일 -0.15%에서 최근 -0.28%로 낙폭이 커졌다. 부천은 -0.11%로 전주(-0.13%)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지만 8.16대책 직전의 하락률(-0.07%)은 회복하지 못했다.
성남 분당은 지난달 15일 -0.07%에서 2주간 각 -0.13%, -0.12%로 떨어졌다가 이달 초 -0.09%까지 하락폭을 줄였다. 같은 기간 군포는 -0.13%에서 낙폭을 키웠지만 대책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왔다.
앞서 정부는 270만가구 주택공급을 골자로 한 8.16대책을 발표했다. 1기 신도시 정비사업와 관련한 세부사항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올해 연구용역을 발주해 2024년 중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는 내용만 짧게 담겼다. 이를 기점으로 1기 신도시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는 크게 꺾인 분위기다.
아파트를 팔기 위해 내놓은 매물도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의 통계를 보면 8.16대책 발표일 대비 최근(9월 8일 기준) 1기 신도시 아파트 매물 증가를 확인할 수 있다.
고양 일산동구는 2672건에서 2934건으로 9.8% 늘었으며, 군포는 8.9% 증가한 2328건을 기록했다. 이어 안양 동안구 5.9%, 부천 5.6%, 성남 분당구 4.9%, 고양 일산서구 4.6%의 증가율을 보였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실질적인 1기 신도시 재건축사업까지 시간이 좀 소요되겠다는 인식이 퍼졌다"며 "현재 수요에 비해 매물 출회가 많아 가격 우하향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 여파로 전국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졌어도 1기 신도시 일대는 재건축 기대감 영향으로 버틴 부분이 있었다"면서 "한동안 급락은 아니지만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일 1기 신도시 관련 지방자치단체장과 만나 간담회를 가지는 등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분노한 1기 신도시 주민들은 범재건축연합회를 결성해 단체행동을 취하고 있다. 연합회는 지난 1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세종시 국토부 청사를 차례로 찾아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으며, 내달 대규모 궐기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