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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전통시장 가보니…제수용 배·사과 4천원 추석물가 '악소리'
제수용품 사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고물가에 "장보기 무섭다"
입력 : 2022-09-07 오후 5:22:10
7일 오후 서울 청량리 청과물시장이 과일을 사러나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확실히 작년보다 물가가 많이 올랐네요. 올해 제수용품을 사는 데 돈이 더 들어가게 생겼어요”
 
추석 연휴를 이틀 앞 둔 7일 오후 서울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만난 소비자 박경자(66)씨는 청과물이 진열된 매대를 한번 쓱 둘러보더니 이같이 말했다. 올 초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 영향에 추석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싸게 드립니다. 사과 만원에 들여가세요. 샤인머스켓 2만원에 팝니다”
 
한 상점에서 청과물을 판매하는 상인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시장 곳곳에서는 하나라도 더 팔려고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고물가에도 이날 청과물시장에는 추석 제수용품과 각종 과일을 사러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70대 소비자 정모씨는 “추석이 내일 모레부터 시작하니까 제사상 차리기 위한 과일들을 사러 나왔다”면서 “그래도 청량리 청과물시장이 오래전부터 자리하고 있던 곳이니 싸고 다양한 과일이 많이 있지 않겠냐”고 했다.
 
7일 오후 서울 청량리 청과물시장이 과일을 사러나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청량리 청과물시장 안에 들어선 상점 매대에는 박스를 찢어 만든 종이에 제수용 배, 제수용 사과 등이 적혀있었다. 배(신고)의 가격은 3개에 1만원, 제수용 배는 1개에 4000원이었다. 사과(홍로) 4개 1만원, 제수용 사과는 1개에 4000원이었다.
 
한 청과물 상인은 “제사상에 올릴 제수용 과일은 일반 과일보다 크기가 더 크고 빛깔이 좋다”면서 “크기가 더 크고 상태가 좋은 배는 1개에 5000원에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과, 배 등 제수용 과일은 지난해보다 10~20% 가량 올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청량리 청과시장에서는 대부분 일반 배는 5개에 1만원에, 제수용 배는 3개에 1만원 수준으로 팔았고 일반 사과는 7개에 1만원에 팔았다. 이는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추석 제수용품 물가 조사 2차 결과에 따르면 사과(5개)의 가격은 전년 추석 대비 평균 25.8%, 배(3개)의 가격은 평균 5.5% 올랐다.
 
청량리 청과시장에서 만난 소비자 한모(60대)씨는 “과일부터 시작해서 공산품까지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면서 “요즘 장보기가 무섭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위치한 풍납전통시장 입구. 청량리 청과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사진=유승호 기자)
 
다른 전통시장 분위기는 어떨까. 청량리 청과물시장에 이어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위치한 풍납전통시장을 찾았다. 풍납전통시장의 분위기는 청량리 청과물시장에 비해 사람들의 발걸음이 한산했다. 평일 오후인 점을 감안하면 평균 수준이라는 게 시장 상인들의 중론이었다. 주택가가 많은 풍납동 지리적 특성 때문에 제수용품보단 반찬거리를 구매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한 소비자는 “오늘은 저녁 찬 거리를 사기 위해 시장에 나온 것”이라며 “추석 제수용품은 내일 사려고한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만큼 몇몇 가게들은 추석 음식 예약을 받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풍납전통시장 안에 있는 한 반찬가게 주인은 “내일부터 추석 음식 주문 예약을 받을 예정”라면서 “전은 400g 1만2000원에 받고 있다. 2~3인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7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있는 명일전통시장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지나다니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풍납시장과 비슷한 분위기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있는 명일전통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이곳에서도 고물가에 대해 토로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들이 많았다. 특히 일부 상인들과 소비자들은 지난해 지급됐던 상생지원금에 대한 그리움도 나타냈다. 지난해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지원금 명목으로 추석 직전에 국민 88%에게 1인당 25만원씩 상생국민지원금(제5차 긴급지원금)을 지급한 바 있다.
 
한 상인은 “작년 추석엔 전통시장 등에서 쓸 수 있는 지원금이 나와서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더 많이 찾았던 것 같다”면서 “올해는 지원금도 없고 이른 추석이라 그런지 전통시장에 사람이 더 없다”고 말했다.
 
명일시장에서 만난 소비자 김은희(57)씨는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르는 것 같다”면서 “추석 끝나면 라면 가격도 오른다는데, 서민들의 삶이 힘든 시기인 만큼 정부에서 물가 관리에 좀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발표한 추석 제수용품(24개) 구입 평균 가격은 32만3268원으로 전년 추석 평균 가격(29만7921원) 대비 8.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4개 품목 중 4개 품목을 제외한 20개 품목이 전년 대비 평균 약 16.0% 상승했으며 채소·임산물(20.5%)과 수산물(17.3%)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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