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시가 15억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이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따른 대출 문턱과 높은 이자 부담, 집값 하락 우려 등에 막혀 거래 활성화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국토교통부는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 해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기재부는 "정부는 시장 상황과 주택 수급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부동산 제도의 질서있는 정상화를 추진 중"이라며 "(15억 초과 아파트 주담대 허용 관련)정책 과제와 발표 일정 등은 관계부처 간 협의가 이뤄지거나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대출규제 완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언젠가는 논의돼야 할 이슈"라며 "어느 시점에 어떤 방향으로 논의할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15억원 초과 주담대 금지는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12.16대책의 일환이다. 당시 정부는 투기수요를 막기 위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를 담보로 한 주택구입용 주담대를 금지했다. 이전에는 1주택자와 무주택자에 한해 LTV 40%를 적용했었다. 이 제도는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재판소 위헌확인 소송까지 제기된 상태다.
초고가 주택의 대출이 풀리면 거래가 메마른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다소 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통계를 보면,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8558건으로, 지난해 동기간 거래된 3만513건의 28%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른 규제가 여전히 작용하고 있고 금리 인상기 이자 부담이 커 거래 활성화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거래에 숨통이 트일 수는 있지만 갈아타기 수요 등 일부에 국한될 것"이라며 "현재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원인은 대출보다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 심리, 금리 등에 있다"고 분석했다.
소득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는 DSR 규제는 지난 7월 더욱 강화됐다. 총 대출액 1억원을 초과한 대출자의 경우,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간 소득의 40%(2금융권 50%)를 넘지 못한다. 초고가주택의 LTV를 완화해도 고소득자가 아니면 DSR 규제에 막혀 혜택을 보기 어려운 것이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취하고 있어 이자 부담은 날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준금리는 2.50%로, 지난해 8월부터 7번 인상됐다. 시장에서는 3.0%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억원 초과 주택 대출 허용의 폭과 시행 시기도 관심사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기치로 내건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하나둘씩 풀고 있지만 시장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고, 고소득자와 현금 부자들에게 유리한 정책이라는 비판 또한 걸림돌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금액별로 대출규제를 강화해도 집값은 크게 올라 해당 규제를 유지해야 하는지 논의가 필요하긴 하다"면서도 "새 정부가 취임한지 반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당장의 규제 완화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가 구간의 LTV 완화 폭이 관건"이라며 "대출 허용 폭이 적다면 규제 완화 의미는 있지만 시장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