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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윤핵관…장제원은 2선 후퇴, 권성동도 사퇴 직전
갖은 충돌로 윤 대통령 눈밖에 나…당내에서도 공개질타 분출
입력 : 2022-08-31 오후 6:50:12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 퇴출 위기로 내몰렸다. 대선 승리 공로로 '핵관'의 지위를 부여받았지만 당 내분의 책임이 윤핵관에게 쏠리면서 일순간 '역적' 소리까지 듣게 됐다. 특히 윤핵관 중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을 향한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권 원내대표는 계속된 당내 사퇴 압박에 새 비대위 출범 이후 원내대표직 사의로 방침을 정했고, 장 의원은 대통령실 인적개편 과정에서 이른바 장제원 라인이 쇄신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급기야 2선 후퇴를 선언했다. 더 이상 권력을 둘러싼 두 사람 간의 암투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장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당의 혼란에 관해 여당 중진 의원이자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앞으로 윤석열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이어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며 "계파활동으로 비쳐질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다"고 했다. 장 의원은 "지금까지 언론이나 정치권 주변에서 저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말하거나 과도하게 부풀려져 알려진 것들이 많이 있지만,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이라며 "당이 갈등을 최소화하고 빨리 정상화 됨으로서 윤석열정부를 성공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2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당 안팎에서는 장 의원의 2선 퇴진이 예견됐다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장 의원은 부적격 논란을 빚은 박순애 교육부 장관, 낙마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윤 대통령에 추천한 장본인으로 대통령의 신임을 크게 잃어 눈 밖에 났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비대위 출범을 주장했는데 이게 좌초되자 힘을 잃은 상황에서 더는 권 원내대표와 척을 지거나 윤핵관으로 포지셔닝을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이준석 대표의 직접 공세도 장 의원으로서는 부담이다.
 
권 원내대표도 자신의 사퇴 요구에 대해 "새 비대위가 꾸려지면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30일 의원총회에서 권 원내대표가 사태 수습 이후 거취를 정하는 것으로 의원들 뜻을 모았지만, 비공개 회의에서 권 원내대표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윤 대통령이 장외에 머물던 시절 장 의원을 소개하며 '형제'로서의 끈끈한 연을 이어갔다. 장 의원은 곧장 윤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고 20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는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등 막후에서 그림자 역할을 해냈다.  
 
대선 승리 직후만 해도 두 사람 관계는 문제가 없었다. 원내대표(권성동)와 당선인 비서실장(장제원)으로 제 길을 가며 서로를 돕는 등 협업하는 관계였다. 하지만 새정부 조각과 대통령실 인선 등 인사과정을 시작으로 잡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권 원내대표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정 사실을 언론보도 직전에야 접하게 되는 등 계속해서 '물을 먹기도' 했다. 또 권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 첫 작품으로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찰개혁안 중재안을 받아들이자, 장 의원은 "(윤석열)당선인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라는 생각에 전혀 변함이 없다"면서 중재안 수용 번복을 압박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두 사람의 충돌이 본격화됐다. 인수위를 끝내고 당으로 돌아온 장 의원은 친윤(친윤석열) 모임인 '민들레'(민심 들어볼래)를 결성하려고 했으나 권 원내대표는 "계파 이야기가 나오면 윤석열정부 성공에 방해가 된다"며 "제가 앞장서서 막겠다"고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민들레'가 대통령실·정부와 당과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하자, 공식 창구인 원내지도부를 제칠 수 있다는 생각에 막아선 것으로 해석됐다. 결국 장 의원이 한 발 물러서면서 '브라더'를 연출, 일시적으로 봉합했지만 대통령실 9급 채용 논란을 놓고 두 사람은 또 다시 맞붙었다. 권 원내대표가 장 의원 이름을 언급하며 "7급에 넣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는 등의 실언을 하자, 장 의원은 "말씀이 무척 거칠다"며 들이받았다. 
 
두 사람의 충돌이 극한에 이른 건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직후다. 권 원내대표는 '사고'에 따른 당대표 직무대행을, 장 의원은 '궐위'에 따른 비대위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를 고집했다. 원내사령탑인 권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당론을 주도, 직무대행 체제를 관철시켰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의 만찬회동도 가지며 대통령까지 설득했다.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고 당대표로 직행하기 위해서는 조기 전당대회를 어떻게든 막아서야 했다. 반면 이 대표와 감정적 앙금이 짙은 장 의원은 이참에 이 대표를 내치고 조기 전당대회에서 안철수 의원 등 당내 세력이 약한 주자와 손을 잡아 차기 총선 공천을 주도할 사무총장을 내심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두 사람의 이해가 충돌하면서 '형제의 연'은 끊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격의 빌미는 권 원내대표가 제공했다. 윤 대통령과 나눈 '내부 총질 당대표' 텔레그램 메시지가 권 원내대표 부주의로 유출되자 장 의원은 비상상황으로 당을 유도하며 비대위 전환을 이뤄냈다. 당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놔야 하는 권 원내대표는 화를 참으며 버티기에 나섰지만, 장 의원 측 박수영 의원이 초선 연판장을 돌리며 비대위를 촉구하자 결국 항복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이뤄진 배현진 등 최고위원의 줄사퇴 배경에도 장 의원이 있는 것으로 권 원내대표는 의심했다. 하지만 법원 판결로 비대위 출범이 무산되자, 이번에는 권 원내대표 측이 장 의원 측을 몰아붙였다. 
 
두 사람의 잦은 충돌과 권력 암투 속에 윤 대통령의 신뢰는 무너졌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의 휴가 복귀 이후 진행되고 있는 대통령실 인적개편이 장제원 라인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대통령실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장 의원 추천을 통해 대통령실에 입성한 여의도 출신들이 윤 대통령이 아닌 장 의원에게 충성하며 내부정보 등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이에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28일 권 원내대표를 만난 것은 시기적으로도 의미심장하다. 한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가 '내부 총질' 문자를 유출시켰음에도 계속 원내대표를 한다는 건 대통령의 의중이 아니고선 설명되지 않는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사태 수습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장 의원도 29일 권 원내대표를 향한 당내 사퇴 압박에 대해 "당 수습은 누가 하느냐"며 권 원내대표를 감쌌다. 윤핵관 간 내분으로 비윤계에 당권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에 일단 두 사람이 다시 손을 맞잡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동시에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의 회동으로 윤심이 확인되자, 서둘러 보조를 맞췄다는 분석도 더해졌다.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항신항을 방문해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앞서 항만물류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 원내대표도 위기에 처한 것은 매한가지다. 무엇보다 지도부 공백 사태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안철수·서병수·조경태·윤상현·김태호·하태경·최재형 의원 등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권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 초선 의원은 "윤핵관의 맏형이라더니 선당후사를 하는 모습이었다면 최소한 동정론이라도 얻었을 것"이라며 "대체 지금까지 자리를 보전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 사이를 잘 아는 또 다른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이 서로 '브라더'라면서 친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존대를 섞어 말할 정도로 어색한 사이"라며 "두 사람은 2016년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이후 새누리당 탈당, 바른정당 창당, 자유한국당 복당까지 같은 길을 걸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의기투합한 적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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