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법원 판결에도 당이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 "보수정당이 보수주의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사실상 부정하고 법원과 싸우겠다고 하니까 너무 한심하고 황망하고 또 슬프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추가 징계 주장에 대해서는 "이 대표한테 한 방 맞고 나서 말싸움에서 지니까 그냥 주먹 휘두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내 소장파이자 이 대표 편을 들어줬던 하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당이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직무가 정지되더라도 '비대위 자체는 유지된다'고 판단한 것에 관해 "국민들이 볼 때는 비대위원장이 무효면 비대위원장이 임명한 사람들(비대위원)은 당연히 무효”라며 “지금 코미디 같은 말장난을 하고 있는데 비대위원들도 바로 사퇴를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7일 의원총회에서)결의문이 통과할 때 남은 사람이 한 60여명인데 박수로 통과됐다"며 "과반이 찬성했다고 해봐야 3~40명 수준인데 그걸 당론으로 할 수 있느냐. 결의문을 채택하는 과정도 좀 민주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이걸 추진했던 지도부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줘야 하고 새 지도부를 선출해 시작을 해야 한다"며 "(이준석 대표의)복귀를 전제로 임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삼아 당의 혼란을 수습키로 한 것에 관해선 "아마 본인 생각에는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물러나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국민들 대다수는 '수습할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 '수습하겠다는 것도 본인 욕심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고 질타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6일 이준석 대표가 비대위 출범에 반발하며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일부 인용해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5시간이 넘는 마라톤회의 끝에 당헌 당규를 정비한 후 새로운 비대위를 꾸리기로 했다. 아울러 이준석 대표에 대해선 '양두구육·신군부' 발언 등으로 당원들에게 모멸감을 줬다면서 윤리위 추가 징계를 촉구했다.
하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에 대해서도 "이건 전략적으로도 굉장히 하수의 대응이고 국민들이 비웃는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의 가치를 가장 중요시하는데, 당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대표의 발언이)국민을 모독한 것도 아닌데 그걸 또 징계하겠다고 하면 우리당은 완전히 반자유주의, 반민주주의, 반법치주의 정당”이라며 “당이 너덜너덜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당의 새로운 비대위에도 반발해 추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것에 관해 "이 상태로 가면 추석 전에 가처분이 또 올라올 것이며, 당 내분은 지속되고 그러면 추석 밥상에 뭐가 되겠느냐"며 "우리당은 집권하고서도 지금까지 계속 파워투쟁만 하고 내분으로 날 밤새고 서로 윤석열 대통령을 앞세우면서 자기가 실세라고 해서 당을 이상하게 만들고, 추석 민심이 누가 (여당에게)'잘한다'고 평가하겠느냐"고 우려했다.
5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