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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새출발기금, 악용 소지 크고 타부처와 중복
부실 아닌 '부실 우려' 차주까지 채무조정
입력 : 2022-08-28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자영업자 '대규모 빚 탕감' 논란이 빚어진 새출발기금의 세부안이 공개됐지만, 여전히 도덕적 해이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원 대상의 기준을 더 엄격히 제한했다고 하지만, 허점을 이용한 악용 소지가 다분한데다 과도한 원금 감면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중심으로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라는 인식 확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제도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기존 제도와 더불어 중소기업벤처기업부 등에서 발표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정책과도 일부 중복된다. 
 
금융위원회가 28일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부담 경감을 위한 새출발기금 추진방안'의 핵심은 원금감면 대상자 및 대상채무를 엄격히 제한해 요건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지난 7월 금융부문 민생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새출발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후 도덕적 해이 우려와 함께 대규모 빚 탕감 논란이 커지자 대안으로 내놓은 방안이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 합리적인 채무조정 거절요건을 마련하고 채무조정시 소득·재산에 대한 심사를 엄격히 하는 등 충분한 장치를 마련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해명에도 대규모 빚 탕감에 따른 도덕적 해이 우려는 지울 수 없다. 이미 지난 20년간 정부의 채무조정제도를 둘러싸고 도덕적 해이 발생 우려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기존에 존재한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제도, 개인회생제도 등 제도의 사각지대를 활용한 부작용은 있어 왔으며, 자영업자·소상공인 중심으로 '돈을 갚지 않아도 정부가 대신 갚아준다'라는 도덕적 해이가 양산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번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에서 부실차주 뿐 아니라 금융사들이 정상차주로 분류하고 있는 부실우려 차주까지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지에 대해서도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실제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은 코로나 피해 개인사업자, 법인소상공인의 담보·보증·신용채무로 3개월 이상 장기연체 등으로 부실이 이미 발생한 '부실차주'와 조만간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부실우려 차주'로 나뉜다.
 
부실우려 차주는 폐업자, 6개월 이상 휴업자, 연체 90일 미만 채무자 등이 속한다. 부실우려 차주들은 원금 감면을 받을 순 없지만 거치기간 부여, 장기분할상환 지원, 고금리 부채의 금리조정 등의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이에 대해 권 국장은 "폐업·휴업·신용정보 등재 등 부실우려 차주 요건을 충족하는 연체 30일 미만 차주는 연체이력에 따른 신용패널티 대비 금리조정 이익이 커 고의적 연체를 통해 금리조정을 받고자 하는 도덕적 해이가 있을 수 있어 이를 방지할 것"이라며 "연체 30일이 안된 채무자의 경우 원금조정이 없으며, 채무조정에도 불구하고 약정금리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의로 폐업 후 지원을 받고 다시 영업을 하는 등 편법 가능성은 여전하다. 지난 25일 발표한 중기부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정책과 중복되면서 악용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앞서 중기부는 신규·대환자금 58조원을 공급하고 폐업·채무조정·재도전 지원을 통합 패키지로 꾸려 소상공인의 빠른 재기지원을 돕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새출발기금의 수정된 세부안을 봐도 도덕적 해이 논란과 함께 금융사 입장에서도 건전성 악화 우려 역시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빚 탕감이 아니라고 해도 국민 세금으로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며 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역차별 문제 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새출발기금 추진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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