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주거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주택 매매시장의 큰손으로 꼽혔던 2030세대가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다시 팔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로 공항구매(패닉바잉)에 나섰던 20·30대의 부담도 커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나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매매)를 신청한 매도인은 총 4만852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만 19세부터 39세까지 20~30대 매도인은 7784명을 차지했다.
전체 매도인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16.04%로 3개월째 오름세다. 올해 초 14.98% 수준이던 2030세대 비중은 2월 15.38%, 3월 14.94%를 등락을 보이다 4월 15.55%, 5월 15.27%, 6월 15.85%로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2030세대 선호도가 높았던 수도권지역에서 4007건 매도되며 전국 2030세대 매도건수의 절반(51.48%)을 넘어섰다. 특히 경기도는 2061명이 매도에 나서며 26.5%를 차지했으며 서울(16.91%), 인천(8.09%), 경남(7.3%)순으로 나왔다.
집합건물 매도 배경에는 금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금리인상기에 도래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한 까닭에 원리금 상환 등 이자에 대한 부담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또한 집값 고점 인식 속에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집값이 하방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주택 보유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표=법원 등기정보광장)
부동산 시장에서 불패의 아이콘으로 각광을 받았던 서울 역시 전체 매도(8322명) 중 15.81%인 1316명이 2030세대로 나왔다. 2030세대 매도 비율은 올해 5월 14.13%에서 6월 14.2%에 이어 3개원 연속 늘고 있다.
시군구별로는 중저가 지역 매도가 많았다. 동대문구의 경우 지난달 매도인이 104명으로 작년 7월(44명)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으며, 광진구와 금천구도 각각 73명, 105명으로 1년 전에 견줘 35.2%, 10.5% 뛰었다.
반면 아파트 등 집합건물 매수세가 식어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지역 집합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매매)를 신청한 매수인은 총 9254명으로 이 가운데 2030세대는 3035명을 기록했다. 전체 매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월 34.5%에서 6월 33.6%, 7월 32.79%로 하락세다.
연초 3만521명에 달했던 첫 주택 마련 구입자 역시 지난달 2만5815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2030세대의 첫 주택구입은 1만6286명에서 1만4228명으로 감소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기존 60~70%에서 80%까지 확대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음에도 얼어붙은 매수심리를 되살리기엔 쉽지 않은 셈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부동산시장은 본격적인 낙폭 확대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상생임대인·실거주 요건 완화, 호가와 실거래가간 괴리 등의 요인으로 수도권 매도물량은 소폭 축소하고 전세 물량 확대 지속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매·전세가 동반 하락과 추가 금리 인상 영향으로 초 급매 물량은 재차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