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이준석 지도체제는 더 이상 꾸려가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의해 비상대책위원회가가 꾸려지는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은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요청이 들어온다면 고민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이 비대위 전환을 서두르는 것에 대해 "비대위가 꾸려지는 건 이전의 지도체제를 종식한다는 걸 의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당이 비상상황이라고 규정하고 비대위 전환에 뜻을 모았다. 이준석 대표가 성접대 의혹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사고' 상황에서 배현진·윤영석·조수진 최고위원이 연이어 사퇴를 선언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마저 당대표 직무대행에서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지도부가 와해된 데 따른 조치였다. 이에 국민의힘은 오는 5일 상임전국위원회, 9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헌·당규 개정과 비대위 출범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문제의 본질은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유출에 있었다. 윤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로 규정, 자신의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양두구육"이라 응수하며 사실상의 전면전에 돌입했다. 정 의원도 "당과 대통령, 정부와 여당은 공동책임을 지는 체제인 만큼 같이 가야 되는데 이번에 '내부총질' 문자 유출로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 사이에는 금이 갔고, 이준석 체제는 이제 더 꾸려가기가 어렵다는 정치적 판단에 의해서 비대위가 이번에 꾸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절차적 문제에 대해 이준석 대표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비대위를 거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안정적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지금의 비대위 체제가 혼란 상황을 안정시킬 방안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비대위 필요성을 주장했다. 비대위의 성격과 존속 기간 등에 관해선 "궁극적으로는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한 지도체제가 구축, 당 전열을 정비해 나가야 한다"며 "비대위 기간을 지금은 정하기는 어렵지만 조기 전당대회를 10월에 할지, 11월에 해야 할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비대위원장 인선에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쪽에서 비대위 인물이 나온다든지 이준석 쪽에서 나오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하게 정당한 조기 전당대회가 개최될 수 있는 비대위가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내에서 (비대위원장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 사정을 잘 아는 분이 관리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판단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자신이 비대위원장 하마평에 오르는 것에는 "저보다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위기 극복을 할 수 있는 분이 당내에 많이 계시고 제가 비대위원장을 맡을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요청이 들어와 거절했을 때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중압감도 작용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요청이 온다면 고민에 빠질 것 같다"고 했다.
3월10일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