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하반기 국회 공백과 관련해 "이번 주말이 지나고 원구성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충분히 인사청문회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 야당이 (원구성 협상 지연으로)거부했다면 불가피하게 임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없이 공석인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국세청장, 합참의장 등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에 있다는 뜻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속한 원구성을 바라지만 민주당의 갈등 상황을 알면서도 우리 입장만 생각해 계속 원구성을 요구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30일 0시를 기점으로 21대 전반기 국회가 종료됐지만 후반기 원구성이 진척에 난항을 보이면서 국회 공백이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 6·1지방선거 참패로 내홍에 빠지면서 모든 협상이 사실상 ‘올스톱’됨에 따라, 당분간 국회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현재 의장단 선출은 물론 원구성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핵심 쟁점은 법사위원장을 누가 차지할지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최대 이견을 보이고 있는 법사위원장 자리와 관련해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 몫으로 하는 건 여야 합의사항이고,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국회 의석 1·2당이 나눠 갖는 건 당연하다"며 "법사위를 차지하고 싶으면 국회의장을 돌려줄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장단 선출을 먼저 하자고 한 것에 대해 "현충일 기념식장에서 (박 원내대표와)그 이야기를 한 다음에 '그건 안 된다. 상임위 협상과 병행해야 한다. 법사위만 주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건데 왜 고집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6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여의도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 등 현안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의 인사청문회가 지연되는 것에 관해 "충분히 인사청문회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 야당이 거부했다"며 "6월 말까지 시한을 두고 원구성을 마무리하고, 그때까지도 안 되면 행정부에서 법에 따라 임명해도 뭐라 할 수 없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실제 지난 2008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회 원구성 협상이 지연되자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재희 복지부 장관 등 3명을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한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박순애 후보자의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 문제에 대해 "솔직히 잘못됐고, (음주운전을)안 한 분이 후보자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거기에 대해선 재판을 받아 선고유예를 받았고, 문재인정부에선 음주운전을 2~3번 해야 결격사유가 된다는 '삼진아웃'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청문회 때 제대로 검증하는 게 옳다"고 반박했다. 음주운전과 함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검찰의 기소에도 법원이 이례적으로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는 데 있다.
지방선거 이후 우선적으로 추진할 법안에 대해서는 "제일 중요한 게 부동산 관련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라며 "임대차 3법 이런 걸 빨리 해결해야 부동산가격 안정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세제를 고쳐야 한다"며 "1가구 2주택 소유자에 대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너무 크고 국민 여론도 좋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규제 철폐' 의지엔 "정부가 민간 의견을 들어 결정하고, 입법 사항이 있으면 당에서 규제개혁위원회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지방선거 직후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공천제도 등을 개혁키로 한 것에 관해선 "어느 조직이든 끊임없는 자기 혁신은 필요하다"면서도 "혁신위 출범부터 먼저 발표하고 인적 구성이나 논의 대상 등 아이템은 나중에 정하겠다고 한 것은 앞뒤 순서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혁신위가 논의할 의제에 공천 문제가 포함된 것에 대해 "찬반 양론이 있을 것"이라며 "혁신위 인적 구성을 다양하게 하고 당원·의원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논의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자기 정치"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당내 민주주의가 활발하다는 증거"라며 "구성원이 당대표나 원내대표의 방침·행동에 대해 자유롭게 비판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고 정 의원을 엄호했다. 또 "우크라이나 방문 시기와 형식에 여러 논란이 있다는 건 잘 알지만, 자유민주주의 국가와의 연대는 필요하고 차후 외교·안보·국방 사항에 대해 당정협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과 정부 요직에 검찰 출신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선 "아무래도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다 보니 권한이 강하거나 잘못되면 파장이 큰 부서에 대해선 검증된 사람을 쓰려 했던 것 같다"며 "(검찰 출신들이)대체로 중하위 공직자거나 주요 의사결정 직책이 아니므로 널리 이해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감쌌다. 권 원내대표는 "과거 다른 대통령도 함께 일했던 믿을 만한 사람, 검증된 사람을 주로 배치했다"고 부연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