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백서 발간 기념 국정과제위원회 초청 오찬에서 백서의 중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조국 사태를 비롯한 여권의 잇단 내로남불과 부동산정책 실패로 인한 집값 폭등은 5년 만에 정권을 내주는 직접적 원인이 됐다. 문민정부 이후로 보수와 진보가 10년마다 정권교체를 이루던 주기설도 깨졌다. 5년 전 촛불이 이룬 혁명적 정권교체는 그렇게 비참한 결과로 마감이 됐다.
문재인정부의 등장은 여느 정부와는 달랐다. 국정농단 사태로 촛불이 광장을 메웠고, 횃불이 된 민심은 현직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박근혜 대통령을 배출한 국민의힘에는 사망 선고였다. 그렇게 문재인정부가 탄생했다. 뜨거웠던 촛불 민심은 임기 초반 높은 국정운영 지지도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 취임 이듬해인 2018년 실시된 6·13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완승이었다. 대구·경북과 제주(무소속)를 제외한 전국의 광역지자체를 휩쓸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물론 부산과 경남마저 민주당이 가져갔다. 광역단체장은 물론 광역의회와 기초단체장, 기초의회까지 민주당 색깔로 물들었다. 그렇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민주당으로 채워졌다. 이 같은 대이변은 선거 전날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가져단 준 선물이었다.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끝에 북미 정상이 이날 싱가포르에서 만났다. 당장이라도 한반도에 종전선언이 이뤄지는 등 평화가 넘실대는 기대감에 온 국민이 사로잡혔다.
2020년 4월15일 치러진 21대 총선도 민주당의 압승으로 귀결됐다. 선거 초반 견제심리가 작동했지만 코로나19를 대하는 K-방역에 대한 외신들의 높은 평가가 이어지면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코로나 국난을 이겨내기 위해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여론도 더해졌다. 비례 위성정당을 더해 180석이라는 놀라운 숫자가 나왔다. 열린민주당까지 더하면 183석이었다. 민주당은 그렇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방의회에 이어 국회마저 석권했다. 불안감도 있었다. 지역주의 회귀 신호였다. 대구·경북에서 단 1석도 못 건지며 완패했고, 영남의 교두보였던 부산에서도 단 3석 확보에 그쳤다.
민주당은 결과에만 도취된 채 민심과 멀어졌다. 무엇보다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내지 못했다. 특히 이른바 조국 사태로 민심이 들끓는 와중에도 그를 옹호하기 바빴다. 동시에 '왕의 남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칼을 들이댄 윤석열 검찰총장을 적으로 돌렸다. 검찰총장에 지명될 때만 해도 그를 극찬했던 민주당은 돌연 입장을 바꿔 비난을 쏟아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아예 이 싸움을 진흙탕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윤석열 총장은 권력과 불의에 맞서는 정의로운 검사의 상징이 됐으며, 반문의 정점에 서게 됐다.
결과는 참혹했다. 민주당에게는 집토끼와도 같았던 2030이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 여기에다 부동산 폭등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끼얹었다. 수요를 억제하는 규제정책으로 일관한 탓에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임대차 3법마저 더해지면서 전세난도 가중됐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강남 아파트와 안 바꾸겠다며 민정수석 자리를 떠날 정도였다. 결국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혹독한 심판을 받아야 했다. 서울과 부산시장 모두 국민의힘에 내줬다. 특히 두 자리 모두 성추문 끝에 선거가 치러졌다는 점에서 도덕성에도 치명타를 입었다. 오만함과 무능에 대한 국민적 단죄였다.
뒤늦게 민심의 무서움을 깨달았지만 민심의 회초리는 계속됐다. 결국 3월9일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민주당은 패하며 5년 만에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국정농단과 탄핵 사태로 궤멸 직전까지 갔던 국민의힘으로서는 화려한 부활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부활의 주인공은 문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조국을 옹호하다가 공정·상식을 저버린 정권으로 낙인 찍혔다"며 "집값 폭등으로 모든 국민을 분노와 좌절감에 빠뜨렸다"고 문재인정부의 패배 원인을 진단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