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환 대출, 부채 감면 등을 담은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정 소상공인의 부채 규모가 크다고 해서 감면을 해주면 성실 상환자에 대한 형평성 논란과 함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인수위가 28일 발표한 '소상공인 금융구조 패키지 지원안'은 현금 지원을 비롯해 대출 만기 연장, 이자 감면, 부실 채무조정, 비은행권 대출 대환 등을 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원금 탕감과 이제 면제 등을 담은 금융지원 방안에 대해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 정권 출범 초기마다 반복되는 대책이지만, 꼬박꼬박 원리금을 갚아온 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시장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빚을 갚지 않고 버티면 정부가 언젠가 탕감해준다'라는 막연한 기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특히 소상공인의 대출금리 부담 완화를 위해 검토되고 있는 은행권 대환은 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 문제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측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받은 대출을 시중은행으로 옮겨 금리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대환 대출 지원책이 본격화하면 대상 소상공인의 원리금 상환액은 절반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다. 실제 저축은행에서 적용하는 법정 상한 금리는 연 20%인 반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지난달 신용 9~10등급 차주에게 적용한 대출 금리는 최저 10.50% 수준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대책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소상공인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방식은 기존에 성실하게 원리금을 상환한 차주와 형평성 문제가 있고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의 추가 연장은 은행권의 잠재 부실 위험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3차 연장 조치 시행 때도 부실 규모를 제대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실화 위험이 커졌는데, 추가 조치가 이뤄진다면 리스크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네 차례 추가 연장 조치를 결정한 바 있다.
현재 지난해 말까지 남아있는 만기 연장·상환 유예 대출 잔액이 약 14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추가 연장이 이뤄지면 은행권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은행권에 고통 분담을 넘어 사실상 은행권에 부실 폭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추가적인 대출 만기 연장 조치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금융사들의 대출 부실 우려만 키울 뿐"이라며 "금융권 부담은 물론, 나중에는 부실 대출 처리 문제도 심각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