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민주당이 26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하는 검찰개혁 법안 처리를 강행하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법사위 안건조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면서 맞불을 놨다. 법사위는 일단 정회됐으나, 민주당은 27일 본회의에서 검찰개혁 법안을 최종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26일 밤 9시부터 국회에서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검찰개혁 법안을 상정, 심사를 시작했으나 국민의힘의 반발로 인해 20분 만에 정회가 됐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후 7시10분쯤 국회에서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고 검찰개혁 법안을 단독으로 의결한 바 있다.
민주당이 1소위에서 처리한 개정안은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 가운데 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 등 4개 영역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박탈하는 게 골자다. 검사의 직무 중 직접수사가 가능한 건 부패·경제범죄 두 가지로 엄격히 제한됐다. 아울러 민주당은 부패·경제범죄 수사와 관련해서는 검찰총장이 일선 검찰청의 직접 수사 부서 및 소속 검사·수사관 등 현황을 분기마다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도 넣었다. 다만 중재안과 달리 선거범죄에 대해선 올해 말까지 검찰이 직접수사권을 행사할 있도록 했다. 6월1일 지방선거로 인해서 발생할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까지는 검찰에게 일임한 것이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검찰의 기소권·수사권 분리를 핵심으로 한 검찰개혁안 관련해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안한 중재안을 수용키로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25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돌연 중재안 합의에 관한 재협상을 요구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이를 '합의 파기'로 규정하고 단독으로 처리할 뜻을 밝혔다. 그리고 민주당은 법사위 1소위에서 약간의 수정을 거쳐 법안을 의결했다.
민주당의 강행처리에 국민의힘은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한 데 이어 법사위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구하면서 법안 처리를 최대한 저지할 방침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기 전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저지하겠다"며 "오직 민주당의 이익을 위해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면 국민의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수완박 법안은 민주당 관련자와 민주당 정권 내내 권력을 누린 사람들의 부정과 비리를 막기 위한 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총 뒤 법사위 회의장에 들어온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하무인 검수완박 중단하라', '국민독박 죄인대박'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법안 처리 중단을 촉구했다. 특히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전주혜 의원은 이날 상정된 법안이 중재안 합의와 달리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제한하고 검찰총장이 분기마다 국회에 현황을 보고하는 내용이 추가된 것을 지적, "명백한 합의문을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추가 논의가 무의미하다며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했다. 안건조정위는 이견을 조정할 안건을 심사하기 위해 재적위원 3분의1 이상 요구로 소집할 수 있고 여야 각 3명의 의원으로 구성된다. 안건조정위를 통과한 안건은 소위 심사를 거친 걸로 여겨져 다시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된다.
26일 밤 국민의힘 의원들이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법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이 개최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 입장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