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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족쇄 풀렸지만…아직은 ‘반신반의’
새벽 2시로 영업시간 늘렸지만 ‘몸 사리는 분위기'가 발목
입력 : 2022-04-18 오후 3:37:28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아직은 모르죠. 몸을 사리는 분위기 때문에 손님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네요.”
 
자영업자를 옥죄던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이 모두 해제된 첫날인 18일 정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의 한 노래연습장 업주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늘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해볼 생각이다. 거의 2년 만이다. 얼마나 손님이 올지는 이번 주 수요일이나 목요일이 돼봐야 알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이들이 마냥 웃을 수 없는 것은 직장인들이 많이 모이는 여의도 상권의 특성상 새벽까지 유흥을 즐기는 경우는 많지 않은 데다 분위기마저 바뀌었기 때문이다. 노래연습장 업주는 “오히려 자정까지 영업을 할 때 시간에 맞춰 놀려고 하는 사람들이 몰리곤 했는데 지금은 각자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새벽까지 영업을 한다고 해서 손님이 급증할 것 같지는 않다. 큰 기대는 없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한 카페에 손님들이 몰려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술을 팔지 않는 식사 위주의 식당과 카페 역시 이전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반응이었다. 최근 날이 풀리며 꽃이 피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점 완화되자 이미 몇 주 전부터 손님이 늘기 시작해서다. 한 카페 직원은 “얼마 전부터 손님이 늘어 오늘도 비슷한 수준이다. 오늘 특별히 더 손님이 늘었거나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
 
여의도 맛집으로 유명한 한 식당은 손님으로 북적였지만 기자라고 밝히고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제한 해제에 대한 의견을 묻자 금방 사색이 됐다. 사실 이곳은 지난해 여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코로나 맛집’이라는 오명을 얻어야 했다. 한동안 기피 장소로 여겨지며 부득이하게 휴업을 하기도 했다. 이제는 사람들이 북적여 그런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지만 자영업자의 상흔은 남아있었다.
 
그는 “술 파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직원을 늘리지도 않았다”며 “원래 식사하시는 분들 위주로 오시고, 안 오시는 분들은 안 오시기 때문에 평소와 같다”고 설명했다.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부근 한 호프집 앞에는 '단체환영', '24시'라는 글귀가 붙어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여의도역 부근에서 30년간 술집을 운영해 온 한 자영업자는 “아직은 그냥 보는 단계다. 오늘 새벽 1~2시까지 장사를 해봐야 알 것 같다”며 “우리 가게 앞에 ‘24시간 영업’, ‘단체 환영’이라고 붙여놨는데 오늘에서야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가게에는 20~30명 단위의 단체 손님이 자주 방문했으나 코로나19 기간 동안에는 인원제한 때문에 출입이 불가능했다.
 
그는 2년 동안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자영업자는 “주변 호프집이 많이 문을 닫았다. 나는 겨우 살아남았다”며 “자꾸 정부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자유가 없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자유롭게 쓰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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