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인물난을 겪고 있는 새 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로 원희룡 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급부상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 현역 의원 배제 원칙을 직접 언급한 데다, 장제원·권영세 의원 등 유력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이들도 의원직을 내려놓는 데 대한 부담감에 국회 복귀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입각이 유력하게 점쳐지던 원 위원장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0선의 정치신인 윤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비서실 인선을 주도하고 내각과 여야를 넘나들 정치인 출신으로 그만한 카드가 없다는 기류다.
인수위 관계자는 8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관련해 "현역 의원 배제, 정치인 출신, 이 두 가지 정도만 가닥이 잡힌 상황으로 현재 복수의 후보들이 검토 대상에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첫 비서실장은 막중한 자리"라며 "비서실 인선을 주도하고, 내각 및 여당과 긴밀히 소통해야 함에 따라 정치인 출신을 첫번째로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원 위원장도 대상 중 하나로 알고 있다"며 "무엇보다 당선인 정책을 총괄했기 때문에 당선인이 중요시하는 약속(공약)을 구현할 인물로 제격"이라고 했다. 원 위원장 측도 "당선인이 직접 제안한다면 안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원 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경선에서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3명의 경선 후보들 중 가장 먼저 선대위에 합류해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췄다. 윤 당선인이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갈등 끝에 선거조직을 전면 개편한 후에도 정책본부장을 맡아 공약 전반을 관리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기획위원장에 임명되는 등 윤 당선인의 신임이 깊다. 3선 국회의원에 재선의 제주지사를 지내는 등 정치 경험이 풍부한 데다, 과거 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불리는 등 소장파로 이름을 알렸다. 원 위원장은 행정안전부 장관 입각이 유력했지만 이태규 의원이 안철수 인수위원장 몫으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비서실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윤 당선인의 최종 결심이 남은 상태다.
현재 표면적으로 드러난 비서실장 후보군은 없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이 희망하는 비서실장 기준이 정무형인지, 경제통인지 등을 묻자 "당선인은 어떤 기준을 제시한 바 없고, 인선에 관해서는 지금 확인해 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했다. 그는 여타의 인선에 대해 "당선인의 의중은 유능하고 전문성 있는 인물을 국민 앞에 내보내서 좋은 인재를 뽑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사진=연합뉴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앞서 지난 5일 "정무 감각이 검증된, 경륜 있는 분을 삼고초려해서 모시려고 한다"며 대략적인 비서실장 인선 기준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경제통 비서실장을 찾는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한 뒤 "정말 정무 감각이 좀 있어야 한다"고 그 기준을 정무력에서 찾았다. 장 실장은 당초 비서실장으로 유력했으나 국회 복귀 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유력 후보였던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도 의원직 사퇴에 따른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다. 그는 지난 7일 "저는 국회로 갈 것"이라며 "비서실장 후보군에 이름을 진작부터 넣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비서실장의 경우 관례적으로 현역 의원 자리를 내놔야 한다. 새 정부 출범 후 직면하게 될 여소야대 국면을 감안하면 국민의힘으로서는 한 석이 아쉬운 상황이다. 게다가 비서실장의 업무 특성상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야 하기 때문에 윤 당선인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데 현역 의원 배제에 '윤심'을 읽고 실행할 인물까지 찾아내려니 선택지가 많지 않다.
윤 당선인은 비서실장 인선에 현역 의원 차출 배제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5일 장 실장의 비서실장 기용설에 "현역 의원인데, 그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한 바 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