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지고가도로에서 본 국방부 청사 일대.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청와대 집무실의 국방부 이전에 용산 부동산 전망이 엇갈린다. 낙후 지역 정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반면 국방부 청사에 바로 붙은 개발 지역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와대 효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24일 삼각지역에서 국방부로 걸어가는 길은 낮고 오래된 상가들로 빼곡했다. 반대편으로 돌아보니 횡단보도 건너 고층 건물들이 병풍처럼 일대를 에워싸고 있었다.
서울 한가운데 자리한 용산구에는 오랫동안 개발이 정체된 곳이 많다. 계획은 있지만 진척이 나지 않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공언한 차기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청와대 이전 소식에 일대 부동산 시장은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삼각지역 인근 한 부동산에서는 거래 잠김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공인중개사 A씨는 "대선 이후 개발 기대감과 세금 인하 계획에 매수 문의가 줄을 이었는데 갑자기 청와대 이전 발표가 나자 문의가 쏙 들어갔다"며 "지난해 거래가 없어서 계속 적자만 났는데 이제 볕드나 했더니 날벼락이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직원들로 인구가 유입되면서 상권 활성화 기대도 나오지만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A씨는 "주변 식당 정도만 좋아지지 전체적으로 보면 임대료만 오르고 개발로 이어지긴 더 힘들다"며 "1%도 좋아질 게 없다"고 단언했다.
몇 발자국 떨어진 다른 부동산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호재'라고 평가했다. 공인중개사 B씨는 "국방부 바로 옆 개발 지역은 고층 개발이 막힐 수 있지만 길 건너 있는 동네는 수혜를 볼 것"이라며 "지상철도, 낙후 건물 등은 정비가 시급한데 대통령이 오면 일대 정비가 가속화되면서 용산 전체가 확 트이게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국방부 인근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특별계획구역 지도. (사진=김성은 기자)
실제로 국방부 청사 옆에 위치한 한강로1가 특별계획구역과 삼각맨션 특별계획구역은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직접적인 청와대 이전 여파가 예상되는 곳이다.
신용산역 인근 공인중개사 C씨는 "윤석열 당선인이 추가 규제는 없다고 했지만 국가 원수가 있는 곳으로 층수 제한은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한강로1가 구역은 전쟁기념관이 있는 큰 공원을 품은 상급지로 주목받는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며 고개를 젓기도 했다.
삼각지고가도로 건너 위치한 문배동의 공인중개사 D씨는 청와대 이전이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D씨는 "일대는 국방부 때문에 규제를 계속 받아왔고 청와대가 온다고 달라진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면서 "규제가 유지되는 것 뿐, 손님들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0년째 놀리고 있는 용산정비창을 대대적으로 개발해 인구가 유입되면 자연스레 다른 곳들이 정비될 것"이라며 "큰 틀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실수요자는 청와대 이전이 오히려 반갑다는 입장이다. 용산구 서빙고동에서 삼각지역 일대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한 용산구민(남·38)은 "아무래도 국방부 인근은 규제를 하지 않겠느냐"며 "그동안 호가만 계속 오르고 정작 개발은 안됐는데 개발이 제한되면 투자자들이 빠져 나가 집값 거품이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