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신구 권력 충돌에 정국 급랭…"정치력으로 풀어야"
강 대 강 대치, 모두에게 손해…"대통령-당선인 회동만이 해법"
입력 : 2022-03-22 오후 6:17:4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사진=인수위 제공)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신구 권력 충돌에 정국이 급랭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실상 1호 공약이 돼버린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인수위의 강대강 대치 전선이 형성됐다. 급기야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가 협조를 거부한다면 5월10일 새정부 출범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마련된 통의동 집무실에서 시작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국민의힘에서는 "대선 불복"이라는 격앙된 반응까지 터져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조율도 난항을 거듭하면서 만남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만 있다. 결국 대통령과 당선인이 만나서 정치력으로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2일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저는 이걸 듣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두 분이 공감대를 가진 몇 안 되는 공약이니까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히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아니더라"고 에둘러 불쾌감을 내비쳤다. 박 수석은 라디오에서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 윤 당선인 측의 집무실 이전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인터뷰에 응했다. 
 
김 대변인은 '5월10일 0시부로 윤 당선인은 청와대 완전개방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표현이 '시쳇말로 방을 빼라'는 의미인지 묻는 질문에 "저희는 무서운 세입자가 아니다. 5일10일 0시라고 하는 것은 그날부로 윤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시작하는 날이라 책임감 있게 국민과 약속하겠다는 것"이라며 "주무시는 분을 어떻게 나가라고 하냐"고 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원하시는 뜻이 무엇인지 저희에게 별도로 전달해주신다면 잘 숙의해보도록 하겠다"면서 대화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을 위한 조율은 소득 없이 끝났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회동을 위한 실무협의를 이어갔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비롯해 공공기관 인사 사전협의 등에 대해 이견을 보인 데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까지 더해졌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 전 대통령 사면과 인사권 협의 등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특히 이 전 대통령 사면의 경우 지지층에 배신감을 줄 수 있는 휘발성이 강한 이슈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지지율 40%대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신구 대결의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높은 임기 말 국정운영 지지도가 새정부와의 충돌에 대한 자신감이자 지지층을 배신하지 못하는 고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당선인(사진=연합뉴스)
 
민주당과 국민의힘도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언급하면서 "당선인이 돼 외부활동을 위해 외출한 첫 번째 활동이 집 보러 다니기였던 것 같다"고 비꼬았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인수위 시절이 원래 대통령(당선인)이 제일 기고만장할 때”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추진 배경에 풍수지리 등 무속이 작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그것도 영향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대선 불복' 프레임을 꺼내들었다. 윤 당선인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은 "새정부를 무력화시키려는 대선 불복의 일환"이라고 규정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못된 심보가 아니고서야 무슨 염치와 권한으로 이제 임기를 마무리하는 정권이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의 발목을 잡겠다는 것인가"라며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문재인, 민주당의 모습"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럼에도 인수위 내에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두 사람이 만나 직접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타협점도 제시된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서 "청와대가 새정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고 한 발 물러섰다. 박 수석은 "안보 공백 우려는 꼭 해결해야 하니 머리를 맞대자는 취지"라며 "이런 문제(집무실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 등)때문에 더욱 더 두 분의 회동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당선인이 현직 대통령을 만나서 얘기하면 풀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조언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과 미래 대통령이 만나서 이 문제에 대해 소상하게 협의를 한다면 어떤 결론이 도출되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국민통합을 제1의 숙제로 받은 윤 당선인으로서는 문 대통령과의 갈등이 진영대결로 비화될 경우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 청와대도 당선인과의 갈등 구도만 노출할 경우 권력 이양에 비협조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어 막판 타협 가능성은 남아있다. 
 
결국 대통령과 당선인이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여기에서 어떤 해법을 마련하느냐는 오롯이 정치력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권력을 쥔 윤 당선인이 난마처럼 얽힌 일련의 상황에서 어떤 정치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라며 "시험대에 오른 만큼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서 직면한 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임유진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