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기부금을 불법 모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8일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사단법인 자유북한운동연합도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 200만원이 선고됐다.
기부금품을 불법 모집한 혐의로 기소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동생 박정오 큰샘 대표는 벌금 200만원을, 사단법인 큰샘은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이들의 각 벌금형은 1년간 집행이 유예됐다.
재판부는 “수년간 등록 절차 없이 기부금품을 모집했고, 모집규모가 상당한 점 등에 비춰보면 죄질과 범정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법령을 위반하려는 확정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기부금품을 영리목적으로 쓰지 않은 데다, 부정하게 사용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 대표 등은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관할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기부금을 모집한 혐의로 2020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박상학 대표는 기부금 1억7000여만원을, 박정오 대표는 1900여만원을 모집했다. 기부금품법은 1000만원 이상의 금액을 모집하려는 자는 행정안전부장관 또는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 등에게 등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상학 대표 등 이들 형제는 모집한 금액을 사단법인의 설립 취지에 맞게 사용했다며, 해당 금품이 기부금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관련법에 따라 관청에 등록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고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아 위법성이 없다고도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박 대표 등이 받은 후원금은 반대급부 없이 받은 금전이므로 기부금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기부금품 모집 시 등록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해도, 등록하지 않은 것을 정당화시켜주는 사유는 아니다”라며 박 대표의 주장을 배척했다.
아울러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해 증명된 후원금 모집 경위나 방법, 규모 등에 비춰보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지난 2020년 대북 전단을 뿌린 박상학 대표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일반이적, 항공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와 남북관계발전법 위반 미수 혐의로만 기소했다. 나머지 혐의에 관해서는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박 대표 측을 변호하는 이헌 홍익법무법인 변호사는 “무죄를 주장한 부분에 대해 배척한 건 아쉽지만, 그간 우리가 얘기했던 사정을 재판부에서 참작한 점은 감사히 생각한다”며 “항소 여부에 관해서는 상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