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지지부진하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재판이 다음주부터 속도를 낸다. 이미 진행된 증인신문의 녹음파일만 듣던 재판부가 2일 공판절차 갱신을 마쳤고, 오는 7일부터 증인신문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는 2일 대장동 개발 특혜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담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곤리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성남도개공 기획전략실장이었던 정민용 변호사 등의 11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공산절차 갱신에 따라 앞선 증인신문의 녹음파일을 재생해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형사소송법상 재판부 구성이 변경되면 공판절차를 갱신한다. 대장동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지난달 법원의 정기인사로 인해 구성이 바뀌었다.
형사재판에서 공판절차 갱신은 일반적으로 검찰과 피고인 측의 동의를 얻어 증거기록을 제시하는 등 간소하게 진행된다. 재판의 빠른 진행을 위해서다.
변경된 재판부는 간이 절차 진행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피고인들에 수차례 협조를 부탁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정식 절차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기존 증거에 대한 재판부 판단이 굉장히 중요한 만큼 원칙적인 갱신 절차가 필요하다”며 “간이로 진행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양보를 얻어 기존 증인 8명 중 5명만 법정 증언의 녹음파일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지난 24일부터 공판 갱신을 진행했고, 이달 2일 공판절차 갱신을 끝냈다.
내주부터는 재판이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재판부는 오는 7일 성남도개공 개발1팀 파트장인 이모씨를 증인으로 부른다. 이씨는 대장동 개발사업 협약서의 작성 실무를 담당했는데, 대장동 사업계획의 수립과 협약서 작성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에 관해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오는 11일에는 김민걸 회계사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 회계사는 대장동 사업을 설계한 정 회계의 추천으로 성남도개공에 입사해 전략사업실장을 지냈다. 김 회계사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져 민간사업자에게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게 한 공모지침서를 작성하는 데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회계사는 대장동 재판의 핵심 증인으로 거론된다.
검찰은 내주 예정된 증인신문을 앞두고 ‘정영학 녹취록’이 더 이상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점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검찰은 “녹취록은 전체가 등사돼 엄격한 관리에 맡겨졌고 검찰과 변호사인만 소지한 상황”이라며 “(녹취록이)의도치 않게 유출되고 특정한 정보가 악용되는 상황은 재판 공정성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재판부에서 주의를 환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들에 “한 번 더 유념하고 체크해달라”고 당부하면서 “개인적으로 언론을 안보고 특별히 볼 생각도 없다”며 “외부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 중의 한명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