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관람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오피스텔에 이어 도시형 생활주택에도 청약 광풍이 불고 있다. 300가구가 채 되지 않는데도 수만명의 청약자가 몰린다. 평균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 세 자릿수에 육박하기도 한다. 집값 상승과 아파트 중심의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피하려는 수요가 쏠리는 모습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길 AK 푸르지오’ 도시형 생활주택이 지난 15~16일 청약을 접수한 결과 286가구 모집에 1만2766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평균 경쟁률 약 44대 1이다. 이 중 전용면적 49㎡B2 타입은 19가구 모집에 2451명이 신청하면서 1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웬만한 아파트 못지 않은 청약 경쟁률이 도시형 생활주택에서도 나왔다. 이 단지 외에도 수십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올리는 단지가 쏟아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청약자를 모집한 도시형 생활주택은 19곳이다. 이 중 2곳을 제외하고 89%에 달하는 17곳에서 모집가구수 이상의 청약자가 몰렸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올린 곳은 지난 9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 공급된 ‘판교 SK뷰 테라스’다. 이곳은 292가구 모집에 무려 9만2483명이 찾았다. 평균 경쟁률은 316대 1을 찍었다. 대장동 논란으로 인해 시중은행이 중도금 대출을 거절하면서 미계약 물량이 다수 나왔지만, 지난달 모든 가구가 계약자를 찾았다.
경기 화성시에서 공급된 ‘동탄2 솔리움 더 테라스’는 73가구 모집에 1만8297명이 쏠려 평균 25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밖에 서울 중구 묵정동에 조성되는 ‘힐스테이트 남산’이 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힐스테이트 수원 테라스 47대 1 △신공덕 아이파크 35대 1 △양재 비버리하임 3차 31대 1 △삼성동 위레벤646 22대 1 등 두 자릿수 경쟁률의 단지가 다수 나왔다. 브랜드 영향력이 낮아도 청약 흥행에는 문제가 없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무주택 서민과 1~2인 가구의 주거 안정을 위해 2009년 도입된 300가구 미만 주택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이 청약시장에서 연일 흥행하는 건 아파트와 비교해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규제가 아파트보다 덜하다는 것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가점제가 아닌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정하고 재당첨 제한도 없다. 청약통장이 없더라도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실거주 의무도 없어 임대로 바로 돌릴 수 있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피스텔에도 규제를 피한 수요가 몰리면서 청약 열기가 상당한데, 도시형생활주택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규제를 덜 받으려는 이들이 도시형생활주택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을 향한 수요자들의 발걸음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프트의 대체재로서 도시형 생활주택이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택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한 도시형 생활주택의 인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도시형 생활주택은 향후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가격이 조정될 여지가 있다”라며 “떨어질 위험이 낮을 만한 입지를 잘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