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송파구 내 아파트.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최근 4년 동안 서울 아파트의 증여 비중이 3배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만해도 아파트 거래 중 5%에 미치지 못하던 증여가 올해에는 10% 이상인 상태다. 10채 중 1채 이상은 증여된 것이다.
서울 집값이 오를 것이란 심리가 여전히 강한 상황에서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소득세 규제가 강화되자,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매물을 시장에 내놓는 대신 증여를 택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거래 현황 자료를 26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는 3만1144건이었다. 이 거래에는 매매뿐 아니라 증여, 분양권 전매 등도 포함됐다.
올해 서울의 아파트 거래 중 증여는 3978건으로 12.7%를 차지했다. 매매는 1만5874건으로 약 51%를 기록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올해 매매 비중은 감소하고 증여는 늘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당시 서울 아파트의 연간 거래량 15만7494건 중 증여는 7408건으로 4.7%에 불과했다. 5%도 채 되지 않았다. 반면 매매는 10만7897건으로 68.5%에 달했다. 올해에도 매매 비중이 여전히 절반을 웃돌고 이에 비하면 증여는 낮은 수준이지만, 증여 비중이 2017년보다 3배 상승한 것이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대다수 지역에서 올해 증여 비율이 2017년보다 높아졌다. 강동구가 28.6%포인트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고 광진구와 마포구도 각각 19.6%포인트, 마포구 12%포인트 늘었다. 이외에 용산구 10%포인트, 강남구 7.9%포인트, 서초구 6.2%포인트 송파구 2.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증여 비율이 낮아진 곳은 중구와 성북구, 은평구 단 3곳뿐이었다.
이처럼 서울 대다수 자치구에서 증여 비중이 증가하는 건 다주택자를 겨냥한 고강도 세금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7·10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최고 세율을 기존 3.2%에서 6%로 높였다.
이에 더해 양도소득세 중과도 더해졌다. 지난해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양도세 기본세율에 최대 20%의 중과세를 더하는 규제가 시행됐다. 오는 6월부터는 10%포인트 추가 중과도 붙는다.
개인별 과세인 종합부동산세 및 주택 수에 따른 양도세 강화를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은 보유 주택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은 16~65%에 달하는데 증여세율은 10~50%로 비교적 낮아 증여로 발을 돌리는 이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집값이 더 오를 거란 전망이 우세한 점도 양도가 아닌 증여에 힘을 실은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이달 124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2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는 100이상일 경우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팀장은 “지난해 8월 이후 취득세 규제가 강해졌지만, 집값 상승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증여세와 취득세를 감수하고서라도 양도보다 증여로 돌리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6월 양도세 추가 중과 유예가 끝나면 증여에 나서는 이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