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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쏘아올린 'BDC'...해결해야 할 과제 산더미
"캐비닛 뭉치 중 하나의 서류로 전락"
입력 : 2021-05-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니콘 기업들의 상장 유치를 위해서는 비상장 혁신기업에 안정적인 모험 자본을 공급하는 BDC에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시행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BDC 제도 도입이 미뤄지면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탈(VC) 업계는 전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미루거나 아예 관련 인력을 투입하지 않기로 했다. BDC 제도 도입이 작년 국회 정무위원회도 넘지 못한 데다 설사 제도 시행이 되더라도 BDC 추진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BDC는 상장을 통해 모집한 자금으로 비상장기업이나 스타트업, 코넥스기업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특수목적회사(SPC)다. 그동안 일반 투자자들의 비상장기업 투자가 제한되고, 비상장기업의 특성상 장기간 회수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편으로 지난 2018년부터 추진돼 왔다.
 
작년 초에는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을 통한 혁신기업의 자금조달체계 개선방안'을 실천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BDC의 도입 방안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당시 개정안의 골자는 최소 설립규모 200억원, 비상장기업 등 주된 투자대상에 BDC 총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BDC 추진에 앞장서고 있지만 시행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우선 법리적 해소가 필요하다. BDC 관련 법안은 법제처 심사 이후 정무위원회까지 통과해야 시행이 가능하다. 또한, 시행 이후에는 자산운용, 증권사, VC 업계 간의 이해 상충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VC 업계 관계자는 “한때 금융당국에서 강력하게 추진하던 BDC가 현재는 캐비닛 뭉치 중 하나의 서류로 전락해버렸다”면서 “BDC에 대한 관심도도 낮아지고 있어 시행 이후에도 선뜻 나서서 BDC 상품을 내놓을 곳이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비상장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프라이빗한 영역인 데 반해 상장을 한다는 것은 공적 영역에 이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투자한 비상장기업의 정보를 모두 공개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투자풀(POOL)에 대한 고민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큰둥한 업계와 달리 당국은 BDC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앞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앞으로 더 많은 유니콘 기업들의 상장 유치를 위해서라도 BDC 성장 인프라를 구축해 모험 자본을 조달하도록 하겠다"면서 "투자자에게는 혁신기업 투자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계속해서 풍부해지고 있어 개인투자자가 참여하는 BDC에 대한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간 이견 차이가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금 인센티브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을 통한 혁신기업의 자금조달체계 개선방안'을 실천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BDC의 도입 방안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현재까지도 시행까진 감감무소식이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신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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