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대기업 이사회가 여전히 '거수기'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기업 사외이사의 안건 찬성률은 100%에 가까웠고 인사나 내부거래와 관련해 반대 의견을 낸 경우는 한 번에 그쳤다.
2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 스코어는 64개 대기업집단 277곳의 지난해 사외이사 활동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사회 안건 찬성률은 99.5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99.61%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현대차와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등 42개 그룹 이사들은 모든 사안에 100% 찬성했다.
사외이사가 반대(보류·기권 포함) 의사를 표명한 경우는 전체 6716개 안건 중 33개에 그쳤다. 안건별로는 '사업·경영'이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자금' 7건, '규정·정관' 6건 순이었다. '인사'와 '특수관계거래', '기타' 안건은 각각 1건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는 △삼성(3건) △SK(2건) △LG(1건) △롯데(2건) △한화(3건) △농협(6건) △신세계(1건) △KT(2건) △미래에셋(1건) △금호아시아나(1건) △효성(1건) △대우조선해양(2건) △대우건설(3건) △태영(1건) △네이버(1건) △한라홀딩스(1건) △애경(2건) 등에서 1개 이상의 반대의견이 나왔다.
이사회에서 다룬 안건은 '사업·경영' 관련이 187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사 1246건(18.55%) △자금 1122건(16.71%) △기타 1036건(15.43%) △특수관계거래 997건(14.85%) △규정·정관 441건(6.57%) 순이었다.
전체적으로는 기업 경영과 직결된 사업·경영 안건 비중이 가장 컸지만 계열사 간 내부거래와 재무건전성 등 그룹별 상황에 따라 안건 비중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동국제강은 회사채 발행과 담보 제공, 유상증자 등 자금 관련 안건 비중이 가장 높았다. 총 66개 중 반이 넘는 34건이 자금조달 관련이었다. 대출 연장이나 사채 발행, 해외법인 차입에 대한 보증 등이 다수였다. △한국투자금융(50%) △삼천리(42.86%) △SM(42.5%) △애경(40.66%) △한라(40%)도 자금 관련 안건 비중이 높았다.
금호석유화학은 계열사간 부동산·자금거래, 상품·용역거래 등을 포함한 특수관계거래 안건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28건 중 39%인 11건이 특수관계거래 안건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