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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직원 말고 외지인도 경기 시흥, 투기 목적 농지 매입했다"
경자유전 원칙인데…김해·서산서도 농지 원정 매입
입력 : 2021-03-17 오후 1:28:31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정부 부동산 공급 대책의 핵심 축인 3기 신도시 일대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엔 농지 투기 정황이 파악됐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7일 광명 시흥신도시 일부 지역에서 투기 목적의 농지 매입이 의심된다고 발표했다.
 
매입자 거주지와 토지 사이의 거리가 멀고 토지 구입에 소요된 대출액도 상당해, 소유자의 농업 용도나 주말농장 활용을 위한 매입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투기 의혹이 잇따르자, 공직사회의 일탈에 국한하는 게 아니라 부동산 투기 전반의 문제로 확대해 관련 사안을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에서 투기성 농지 매입이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뉴시스
 
이날 참여연대와 민변은 서울시 종로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명 시흥신도시에서 투기 목적이 의심되는 37건의 농지 매입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흥시 과림동에서 지난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매매된 토지 중 지목이 전·답인 필지를 대상으로 토지(농지) 소유자의 주소지와 국적, 토지거래가액과 대출규모 추정치 등을 분석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LH직원에 한정되지 않아 일반인도 포함됐다.
 
두 단체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조사 기간 중 과림동에서 매매된 토지 거래는 약 130건이었다. 이들은 이중 농지 소재지와 토지 소유자의 주소지가 먼 9건의 거래를 투기 의심 사례로 꼽았다. 9필지 매입자의 주소지는 송파구나 양천구, 동대문구, 서초구 등 서울 외에 경기 용인시, 충남 서산시, 경남 김해시도 있었다. 과림동에 농사를 지으러 수시간에 걸쳐 이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농업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투기 목적이 강하다는 게 참여연대와 민변의 주장이다.
 
대출 규모가 상당한 농지 매입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두 단체는 토지거래가액 및 대출 규모가 농업 경영 목적이 아니라고 의심되는 사례 18건을 파악했다. 이중에는 매매가 21억원에 채권최고액(원금 외에 이자, 연체이자 등을 고려해 설정하는 금액. 통상 대출의 120~130%로 설정)이 19억5600만원에 달하는 거래도 있었다. 또 채권최고액이 매매 금액을 넘는 거래도 존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강훈 변호사는 “담보대출금리를 2~3% 수준으로 가정할 때, 채권최고액이 4원만 넘어도 이자가 월 77만원 수준”이라며 “이자 금액을 보면 주말농장과 같은 여가 활동을 위해 농지를 매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또 이들이 직접 현장 실사를 진행한 결과 농업이 아닌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경우도 잦았다. 지난 2018년 7월 계약된 891㎡ 규모의 한 농지에선 고물상이 영업 중이었고 2019년 8월 매매된 2688㎡ 규모 농지는 펜스가 쳐진 채 농지로 활용되지 않고 방치돼 있었다. 폐기물처리장으로 쓰이는 농지도 있었다. 
 
고물상이 영업 중인 경기 시흥시 과림동 한 농지. 사진/참여연대
 
매매된지 1년 이상 지났으나 농업에 활용되지 않고 방치된 경기 시흥시 과림동의 한 농지. 사진/참여연대
 
이처럼 광명 시흥신도시 일대에서 토지 투기 의혹이 꾸준히 터져나오면서, 조사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명 시흥지구 외에 3기 신도시 전체, 또 과거 공공주도로 개발된 토지 일대에 투기 사례가 있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직자 외에 기획부동산, 허위의 농림법인, 전문투기꾼 등 투기세력 전체로 조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정부와 경찰은 공직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투기 의혹은 과림동에 국한된다”라며 “이외의 3기 신도시와 최근 10년 내에 진행한 공공개발 사업 지구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농지 투기와 같은 문제는 당초 공직자 투기에서 비롯됐으나 이제는 부동산 투기 전반에 관한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라며 “토지를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삼는 걸 전면적으로 다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참여연대와 민변은 지난 2일 LH 임직원 10여명이 3기 신도시 발표 전 광명·시흥지구에서 100억원대 토지를 사전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부동산 투기 논란이 불거지자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총리실 산하 정부합동조사단이 지난 4일 출범했다. 이후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이끄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로 격상,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37건, 총 198명에 대해 내사·수사를 하고 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김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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