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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픽리포트)연준 '말발'이 안 먹힌다
입력 : 2021-03-10 오전 6:00:00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잇따른 부인에도 시장은 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경제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미국 국채금리는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8일 기준으로 장중 한때 1.6% 넘게 치솟았습니다.
 
시장이 연준을 믿지 못하는 이유는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여러 증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증거 중 하나가 미국 내 소비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1월 소비 판매는 전달보다 무려 5.3%가 급증했습니다. 이는 개인 가처분 소득이 대폭 늘어난 덕인데요, 가처분소득은 이전 달보다 11.3%나 증가했습니다. 보통 100만원을 써 왔다면, 11만3천원이 더 지갑에 꽂힌 셈이죠. 조만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부양안이 통과될 예정인 만큼 미국인들의 가처분소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완화정책 유지를 단언했지만, 시장은 이를 믿지 못하는 모양새다. 사진/뉴시스
 
두 번째로 미국의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하락했습니다.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월 20일 기준, 1주일만에 11만1000명이 줄었습니다. 실업률 전망도 하향 조정되고 있어 올해 4분기에는 5.3%까지 내려갈 것으로 점쳐집니다.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 미국 실업률은 14.7%까지 치솟았는데요, 이와 비교하면 약 3분의 1수준으로 실업률이 떨어진 겁니다. 고용 사정이 나아지면 소비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세 번째로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생각보다 빠르다는 점입니다. 3월 7일 기준 미국에서 1회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인규 비율 대비 27.02%입니다. 같은 날 우리나라 접종률이 0.62%인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죠. 이에 미국의 경제 전망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올해 미국의 GDP 성장률을 4.9%로 예상합니다. 기관에 따라서는 6%대를 전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촉발될 다른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는 꾸준히 오르는 추세입니다. 유가 상승은 연쇄적인 비용 인상을 일으키죠. 구리와 반도체 등 원자재와 중간재의 가격도 올랐습니다. 이러한 인상 비용은 대체로 소비자에게 넘어갑니다. 곡물 가격과 설탕 가격 역시 급등했는데, 이에 연쇄적인 식료품 가격 인상이 예상됩니다. 이렇듯 곳곳에서 인플레이션 신호가 감지되고 있으니 시장이 연준 발언에만 기대기 쉽지 않은 일이겠죠.
 
조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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