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극심한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할 수밖에 없는 회사의 절박한 상황에 대해 호소한 것이다.
시뇨라 사장은 지난 5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회사가 보유한 2000억원 가량의 현금이 소진됐다"며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고는 지금의 이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 사진/르노삼성
시뇨라 사장은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 시장 판매와 수출을 합친 전체 판매 대수와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모두에서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라며 "더욱이 지난해 내수시장은 총 6종의 신차를 선보였음에도 내부적으로 목표했던 10만대 판매 달성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적 부진에도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 지출액은 변동이 없어 회사의 손실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며 "이로 인해 2020년 단 한 해 동안에만 회사가 보유한 2000억원 가량의 현금이 소진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의 시작도 좋지 않다"며 "저조한 1월 판매 실적을 거둔 데다 판매부진과 높은 고정비 지출, 부품가격 상승으로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지난 한 달 동안만 1000억원 더 줄어들며 과감한 비용절감에 대한 절박함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뇨라 사장은 "르노그룹 내 공장들 간 제조원가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새로운 차종과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르노그룹이 국가별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은 현재 서바이벌 플랜의 일환으로 오는 26일까지 2019년 3월 이후 입사자를 제외한 모든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시뇨라 사장은 "서바이벌 플랜을 공식적으로 시행하기에 앞서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고 남은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했다"며 "XM3 유럽 수출 모델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각 본부별로 다양한 활동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슷한 상황을 이미 경험한 국내 자동차 산업 경쟁사들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최대한 신속히 손익분기점에 도달해 현금이 급격히 소모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하면서 편지를 발송하다 보니 설 전에 도착한 것일 뿐 일부러 명절 전에 보내려고 한 것은 아니다"며 "임직원들에게 회사의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기 위해 편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